전주 KCC는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26승12패로 단독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팀 분위기는 썩 좋지 않다. 다소 의외지만 나름 이유가 있다.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수성의 부담감 때문이지 최근 7경기에서 3승4패에 그쳤다. 2연패가 2차례 나왔다. 정규리그 3라운드 초반부터 4라운드 중반까지 무려 12연승을 신고했지만, 후유증도 뒤따랐다. 4일 울산 현대모비스전, 6일 인천 전자랜드전에선 모두 2쿼터까지 경기를 잘한 뒤 3·4쿼터에 역전패를 당하는 등 흔들리는 모습을 드러냈다. KCC는 8일 서울 삼성전에서 승리를 거두며 일단 한숨을 돌렸다.
KCC 전창진 감독은 “현대모비스와 전자랜드를 상대로 역전패를 당하면서 불안감이 생겼다. 선수들이 자신감을 확 잃어버렸다. 이른 시일 내 회복했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밝혔다. 이어 “선두를 달리는 팀이 이런 얘기를 한다는 게 다소 아이러니할 수도 있지만, A매치 휴식기 이전에 남은 한 경기를 잘 치르고 정비를 해야 할 부분들이 있다”고 덧붙였다.
KCC는 휴식기를 통해 남자농구대표팀에 차출되는 라건아의 공백을 극복해야 하는 또 하나의 과제를 갖고 있다. 특별귀화선수 라건아는 20일부터 24일까지 카타르 도하에서 펼쳐지는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 A조 예선을 위해 국가대표팀에 합류한다. 대회를 치르고 돌아오면 2주간의 자가격리가 불가피해 국내리그 복귀까지는 시간이 다소 필요하다. 다음달 9일까지 경기에 나설 수 없을 전망이다. 5경기 결장이 유력하다.
전 감독은 “우선 타일러 데이비스가 좋았을 때의 모습을 회복할 수 있도록 휴식기에 준비를 해야 한다. 또 데이비스의 체력적인 부분을 고려해 라건아가 없는 동안 대체해줄 만한 선수를 알아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 감독은 “12연승을 기록하면서 감독인 내가 욕심을 낸 측면이 있다. 과도하게 선수들을 운영해 체력안배에 실패했고, 그로 인해 경기를 잃기도 했다”고 시인하며 “휴식기에 선수기용 폭을 지금보다 넓히고, 수비적인 부분을 강화할 생각이다. 선수들이 자신감을 되찾아 다시 팀 분위기가 좋아질 수 있도록 더 준비를 해보겠다”고 다짐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