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첫 골&첫 승 made in SON…‘월드클래스’ 손흥민이 증명한 3가지

입력 2021-08-16 1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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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손흥민.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광복절(8월 15일), 영국 런던의 하늘에 태극기가 힘차게 펄럭였다. ‘손세이셔널’ 손흥민(29·토트넘)이 화끈한 개막축포를 고국에 전했다.

손흥민은 16일(한국시간)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체스터시티(맨시티)와 2021~2022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개막전(1라운드) 홈경기에 원톱으로 선발출전해 후반 10분 선제 결승골을 터트리며 올 시즌 팀의 첫 골과 첫 승(1-0)을 이끌었다.

맨시티의 공세가 한창인 상황에서 볼을 끊어 빠른 역습에 나선 스티븐 베르흐바인이 연결해준 패스를 상대 문전 오른쪽 지역에서 받은 손흥민이 수비수 1명을 따돌리고 시도한 왼발 슛이 그대로 골네트를 흔들었다.

디펜딩 챔피언을 무너트린 한 방을 터트린 손흥민을 EPL 사무국은 ‘킹 오브 더 매치’로 선정했고, 영국 매체들도 높은 평점을 매기며 에이스의 활약을 조명했다. 스포츠전문채널 스카이스포츠는 베르흐바인, 루카스 모우라와 함께 손흥민에게 양 팀 통틀어 최고 평점(8점)을 부여했다. 풋볼런던은 9점, 축구통계업체 후스코어드닷컴은 팀 내 2번째인 7.6점을 매겼다.

경기 후 손흥민은 “세계 최강의 팀을 맞이해 우리는 승점 3을 위해 싸웠다. 좋은 흐름으로 올 시즌을 열어 의미가 크다. 프로답게 매 경기 최선의 경기력을 피치에서 보여주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자타공인 맨시티 킬러

객관적 전력에선 맨시티가 훨씬 앞섰다. 그러나 토트넘에는 확실한 ‘믿을 구석’이 있었다. 손흥민에게 맨시티는 두렵지 않은, 오히려 반가운 상대다. 앞선 13차례의 만남에서 6골을 폭발시킨 바 있다.



하이라이트는 2018~2019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8강전. 손흥민은 1차전 홈경기에서 결승골, 2차전 원정경기에서 2골을 뽑았다. 최근 맨시티와 EPL 홈 2경기에서도 모두 득점했다. 이날 개막전에 앞서 “손흥민이 맨시티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던 EPL 사무국의 전망에는 분명 이유가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단단히 복수를 다짐했지만,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은 또 한 번 악몽을 경험했다. 맨시티전 개인통산 7호 골을 폭발시킨 손흥민은 제이미 바디(레스터시티·9골)에 이어 과르디올라 감독 체제의 맨시티를 상대로 2번째로 많은 골을 넣은 선수가 됐다.

●‘절친’ 케인 없어도 빛난 손

이 경기의 최대 변수는 손흥민의 ‘단짝’이자 잉글랜드국가대표 스트라이커 해리 케인의 결장이었다. 2020유럽선수권대회에 출전한 케인은 프리시즌을 건너뛴 채 13일에야 팀 훈련에 합류했다.

표면적 이유는 ‘컨디션 난조’와 ‘준비 부족’이었지만, 맨시티는 민감한 상대였다. 꽤 오래 전부터 토트넘과 계약연장 대신 이적 의사를 밝힌 케인에게 꾸준히 러브콜을 보내온 팀이 맨시티다. 잠시 구단간 협상이 답보 상태라고는 하나, 케인 영입에 가장 근접한 팀이라 토트넘은 케인의 개막전 출전 여부를 놓고 망설일 수밖에 없었다.

손흥민에게도 케인은 몹시 소중한 존재다. 지난 시즌 함께 만든 14골은, 역대 EPL 단일시즌 최다 합작골 기록이다. 서로가 해결사로, 때로는 미끼 역할을 수행하며 상대 수비진을 허물고 숱한 골과 찬스를 만들어왔다.

그러나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고,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도 있는 법이다. 시기가 문제일 뿐 이미 토트넘에서 마음이 떠난 케인과 올 여름 재계약을 결정한 손흥민이 앞으로도 꾸준히 함께 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날 맨시티전 결승골은 단짝 없이도 손흥민이 ‘홀로서기’에 성공할 수 있음을 입증한 장면이다.

●누누 산투 감독에게도 최고의 카드로!

손흥민에게 누누 이스피리투 산투 신임 감독은 토트넘에서 3번째 사령탑이다. 현재 파리 생제르맹(PSG)을 이끄는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아르헨티나)과 조세 무리뉴 감독(포르투갈)을 거쳐 산투 감독과 7번째 시즌을 맞이했다.

뒷문을 단단히 구축한 뒤 빠른 역습으로 찬스를 엿보는 패턴을 즐겨 구사하는 누누 산투 감독과 손흥민의 궁합은 현지에서도 큰 관심사였다. 케인의 결장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코리안 에이스’의 활약은 굉장히 중요했다.

첫 결정은 최전방 원톱에 세우는 ‘손톱’ 카드였다. 프리시즌부터 준비한, 일찍이 예고된 수순이지만 폭발적 스프린트와 빠른 스피드, 안정적 볼 키핑, 날카로운 킥 감각을 두루 갖춘 손흥민 이상의 역할을 해줄 다른 공격수는 없었다.

손흥민은 결과로 보여줬다. 주 포지션인 왼쪽 윙 포워드가 아닌 최전방에서도 충분히 번뜩였다. 경기 전 “에너지가 넘치는 손흥민은 다재다능하다”고 기대했던 누누 산투 감독은 맨시티를 격파한 뒤 “손흥민은 킬러다. 엄청난 잠재력을 갖췄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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