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리포트] 강한 외인 앞에서도 끄떡없다! KT 승부사, ‘3.96’과 ‘4’의 가치

입력 2021-10-08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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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배제성은 최근 3년간 외국인투수 매치업만 29경기를 치렀다. 하지만 평균자책점은 토종투수 상대할 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 꾸준함을 지향하는 배제성은 자신의 목표와 가까워지고 있다. 사진제공 | KT 위즈

KT 배제성, 최근 3년 외인 상대 최다 3위
부담 언급하지 않는 기질, 사령탑도 감탄
'최대 덕목’ 꾸준함에 근접한 풀타임 3년차
강한 상대와 겨룰 때, 기 싸움에서 밀리지 않고 오히려 더 강해진다. 마치 사이어인을 연상케 하는 승부사 기질. 3년간 리그에서 손꼽힐 만큼 외국인투수와 자주 만났는데 승패마진 상실을 최소화하며 버텨줬다. 배제성(25·KT 위즈)의 이 ‘기질’에 사령탑도 엄지를 세웠다.

배제성은 이강철 감독이 부임한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했다. 2019년 3월 28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을 시작으로 2021년 10월 6일 수원 NC 다이노스전까지 77경기(70경기 선발)에서 400.2이닝을 소화하며 29승25패, 평균자책점(ERA) 3.68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승수는 리그 전체 5위이자 토종투수 가운데 1위. 꾸준함의 상징이다.

외국인투수와 자주 상대하며 만든 결과라 더욱 값지다. KBO 공식통계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배제성은 최근 3년간 선발로 나선 70경기 중 29경기에서 외국인투수와 상대했다. 같은 기간 토종투수 중 장시환(한화 이글스·32차례), 백정현(삼성 라이온즈·31차례)에 이어 세 번째로 잦다. 올 시즌에도 전체 23경기 중 9경기에서 외국인투수와 맞붙었다.

물론 지명타자 제도가 있는 KBO리그에서 선발투수끼리는 직접 상대하지 않는다. 하지만 외국인투수와 토종투수의 맞대결을 일반적으로 보는 시선은 ‘미스 매치’다. 팀 전력의 절반으로 평가받는 외국인투수 등판 경기면 야수진을 풀가동하기 때문에, 상대 투수 입장에서도 까다롭다. 여기에 아군이 대량득점을 해낼 가능성도 높지 않으니, 승리를 위해 한두 점도 내주지 않으려다 꼬이는 경우도 빈번하다.

KT 배제성. 사진제공 | KT 위즈


단순히 자주 만난 게 아니다. 배제성은 외국인투수와 상대한 29경기에서 157이닝을 소화하며 ERA 3.96을 기록했다. 토종투수와 매치업한 48경기에서는 243.2이닝을 책임지며 ERA 3.51을 찍었다. ERA 0.4 정도의 차이가 가볍다고 볼 수는 없지만, 강한 상대와 기 싸움에서 밀리지 않으며 게임 메이킹을 해줬음을 증명한다. 오히려 경기당 소화이닝은 토종과 맞붙을 때보다 외인을 상대할 때가 더 많다.

선발투수가 마운드에서 계산을 세워주니 팀 성적에도 긍정적 영향이 더해진다. 3년간 배제성이 외국인투수와 상대한 29경기에서 KT는 12승16패1무를 기록했다. 승패마진 -4. 상대 가장 강한 카드에도 쉽게 밀리지 않은 셈이다. 각 팀에서 가장 강한 투수들과 만나 축 처지지 않은 것은 KT 새 역사의 동력이다.

이강철 감독은 “외국인투수와 유독 자주 만나는데, ‘괜찮습니다. 붙어서 해보겠습니다’라고 얘기한다. 전투력이 있다. 승부욕도 좋다. 농담으로도 ‘나만 왜 1선발을 만나나’라고 할 수 있겠지만, 성정이 강한 선수라고 느껴진다. 좋은 투수로 성장 중”이라고 극찬했다. 이 감독의 말처럼 배제성은 이 질문이 나올 때마다 “상대 투수가 누군지 신경 쓰지 않고 눈앞의 타자만 생각한다”며 부담이 대수롭지 않은 듯 말한다.

상대 국적, 기량을 가리지 않는 꾸준함. 한 시즌 단위로 놓고 보면 리그를 지배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최근 3년 리그에서 가장 꾸준한 선발투수는 배제성이다.

수원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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