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로 잘했다면…” 후회한 이영하, PS 키맨의 질주는 계속된다 [PO 피플]

입력 2021-11-09 15: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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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이영하. 스포츠동아DB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이영하(24)를 키플레이어로 꼽았다. 2019년 17승을 거두며 핵심 선발투수로 자리 잡고도 지난해 선발과 구원을 오가며 부침을 겪었던 그가 올해는 문제없이 선발진에 정착하길 바랐다. 그 결과에 따라 마운드 운용 플랜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었기에 더욱 그랬다. 이영하도 절치부심하며 시즌을 맞았다.

그러나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선발등판한 11경기에서 1승5패, 평균자책점(ERA) 9.80으로 무너졌다. 한 차례 2군행 이후에도 개선된 모습이 보이지 않아 올 시즌 1군 재진입 여부조차 불투명했다. 그러나 김 감독은 “이영하에게 2군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 보직에 관계없이 활용해야 한다”고 콜업을 시사했다. 시속 150㎞대의 구속을 유지하고 있었기에 구위만큼은 의심할 여지가 없어서였다.

이영하는 달라졌다. 구원등판한 24경기에서 4승1패1세이브2홀드, ERA 1.60으로 환골탈태했다. 애초 기대했던 보직은 아니지만, 박치국의 부상과 이승진의 부진 등이 겹쳐 무너질 뻔했던 불펜에 숨통을 불어넣었다. LG 트윈스와 준플레이오프(준PO)까지 올해 포스트시즌(PS) 4경기에서도 2승1세이브1홀드, ERA 3.68(7.1이닝 3자책점)로 호투했다. 특히 준PO 3차전에선 선발 김민규가 흔들리자 2회부터 마운드에 올라 4이닝을 실점 없이 막아내며 데일리 MVP도 차지했다. 그는 “부진 탈출을 위한 계기가 필요했는데, 보직 변경이 좋은 계기가 됐다. 자연스럽게 분위기를 타면서 자신감도 커졌다”고 돌아봤다.

지난 2년간 한국시리즈(KS) 무대에서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아쉬움도 조금씩 지우고 있다. 2019년 KS 1경기에서 5.1이닝 5실점으로 부진했고, 2020년 KS에서도 2경기 0.2이닝 4실점(3자책점)으로 무너져 큰 경기에 약하다는 꼬리표가 붙기도 했다. 올해는 그 이미지를 완전히 지울 기회다. 스스로도 지금의 활약을 더 발전할 수 있는 계기로 삼고 있다.

팀의 PS 5경기 중 4경기에 등판한 탓에 체력소모가 우려될 수밖에 없다. 김 감독도 준PO 3차전을 앞두고 이영하의 투입 여부에 대해 “팔 상태를 고려해야 한다”고 했을 정도다.

그러나 이영하는 남다른 책임감으로 지금의 상황을 이겨내려고 한다. “내가 선발에서 잘했다면, 팀이 와일드카드 결정전이나 준PO를 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열심히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마운드에 오르고 있다”고 밝혔다.

대구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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