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빅게임 피처! 기회가 주어지자, KT 소형준이 가을 DNA 증명한다 [KS MVP]

입력 2021-11-15 21: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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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서울 고척스카돔에서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국시리즈 2차전 두산 베어스와 KT 위즈의 중립 경기가 열렸다. 선발 투수로 등판한 KT 소형준이 6회초 1사 2루 두산 김재환을 삼진 아웃시킨 후 박수를 치고 있다. 고척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가을은 언제나 한국야구 ‘에이스’의 대관식이다. 약관의 고졸신인이 지난해 데뷔 첫 포스트시즌(PS)에서 보여줬던 기세는 양 팀 사령탑 모두의 혀를 내두르게 만들었다. 정규시즌에는 2년차 징크스에 휘감겼지만, 가을 냄새가 다가오자 달라졌다. 소형준(20·KT 위즈)의 몸에도 가을 DNA가 흐르고 있다.

KT는 15일 고척돔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한국시리즈(KS·7전4승제) 2차전에서 6-1로 이겨 시리즈 절대 우위를 점했다. 선발투수 소형준은 6이닝 3안타 5볼넷 4삼진 무실점 쾌투로 데뷔 첫 KS 승리를 따냈다. 스트라이크(48개)와 볼(43개)의 개수가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제구에 애를 먹었지만, 특유의 움직임 강한 투심 패스트볼(47구·최고 146㎞)이 두산 타자들의 땅볼을 연신 유도해 위기를 벗어났다. 삼진 4개와 뜬공 2개를 제외한 모든 아웃카운트가 땅볼로 만들어졌다. 특히 1회초부터 3회초까지 3이닝 연속 병살타를 유도해낸 장면이 백미였다.

2년 연속 가을야구에서 강심장을 뽐냈다. 소형준은 지난해 두산과 플레이오프(PO) 1차전에 선발등판해 6.2이닝 3안타 4삼진 무실점 역투를 기록했다. 당시 19세 1개월 24일의 나이로 PS 1선발 중책을 맡았다. KBO리그 역대 최연소 PS 1선발 신기록이었으며, 이는 여전히 깨지지 않았다. 비록 당시 팀 패배로 온전히 웃지 못했지만 소형준의 배짱투에는 이강철 감독은 물론 김태형 감독도 엄지를 세운 바 있다.

지난해 정규시즌 26경기서 13승6패, 평균자책점(ERA) 3.86으로 신인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올해는 24경기서 7승7패 ERA 4.16으로 다소 고전했다. ‘2년차 징크스’에 대한 우려가 따라붙는 것도 당연했다.
하지만 이강철 감독은 KS 1차전 승기를 잡은 뒤 2차전 선발투수로 소형준을 낙점했다. “큰 경기 잘 던질 수 있는 투수”라는 말에는 굳은 신뢰가 담겨있었다. 그리고 소형준은 이날 완전한 리벤지에 성공했다.

아무리 가을타짜들이라고 해서 날 때부터 가을 DNA를 갖추는 건 아니다. 큰 무대 기회가 주어지고, 거기서 증명해야 강심장을 인정받는다. 2년 연속 주어진 기회. 소형준은 확실히 증명했다.

고척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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