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K금융그룹 레오-우리카드 알렉스(오른쪽). 스포츠동아DB
V리그 남자부에서 외국인선수들의 자제력 잃은 돌출행동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가뜩이나 관심이 줄어드는 남자배구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OK금융그룹 레오가 15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남자부 4라운드 우리카드와 원정경기 도중 느닷없이 관중석으로 볼을 차 빈축을 샀다. 세트스코어 1-2로 뒤진 가운데 4세트 5-3 리드에서 레오는 오픈공격을 성공시키고는 동료들과 세리머니를 펼쳤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상대 코트에 떨어진 뒤 데굴데굴 굴러 자신의 발 앞으로 온 공을 냅다 2층 관중석으로 찼다. 주심은 레드카드를 꺼내들었다. 배구의 레드카드는 축구처럼 선수를 퇴장시키는 게 아니라 상대팀에 1점과 서브권을 넘겨주는 제재다.
레오는 V리그 최고 외인 중 한 명이다. 팬들도 많다. 최근 부상을 털고 복귀해 팀 공격을 이끌고 있다. 이날 그는 양 팀을 통틀어 최다인 39점을 올리며 세트스코어 3-2 승리에 앞장섰다. 하지만 매너 없는 행동으로 빛이 바랬다. 경기 후 그는 “팬들이 많이 오셨는데 그런 모습을 보여드려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당시 상황에 대해 “득점을 했고 이기고 있었지만, 원래 우리가 갖고 있는 모습들이 안 나왔다. 선수들에게 자극을 주려고 했는데 (방법이) 잘못됐다”고 해명했다.
이른바 ‘관중석 킥’은 사흘 전에도 불거졌다. 우리카드 알렉스는 12일 KB손해보험과 홈경기에서 4세트 22-20으로 앞선 상황에서 스파이크 서브가 네트에 걸린 뒤 공이 자신에게 굴러오자 발로 걷어찼다. 공은 관중석으로 날아갔다. 다행히 관중이 없는 쪽으로 향했지만, 주심은 옐로카드를 꺼냈다. 우리카드 신영철 감독은 “아무리 화가 나도 그렇게 행동하지 말라고 주의를 줬다”고 말했다.
또 다른 논란은 형평성을 잃은 판정이다. OK금융그룹 석진욱 감독은 평소와 달리 15일 강하게 어필했다. 이유는 주심이 알렉스에게는 옐로카드를 주고, 레오에게는 레드카드를 꺼냈기 때문이다. 비슷한 사안을 두고 제재의 강도가 다른 데 따른 항의였다.
알렉스의 돌출행동 이후 심판진은 선수들이 비신사적 행동을 하면 무조건 레드카드를 주기로 합의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석 감독은 “바뀐다고 공문을 보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지금 이 시점에 갑자기 왜 바꾸냐”고 따졌다. 경기 후 석 감독은 “분명 레오가 잘못한 행동”이라면서도 “내 입장에선 공평하지 않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틀린 말은 아니다. 판정은 누구 봐도 공평해야 한다. 게다가 특정 사안에 대해 시즌 도중 제재 강도를 달리하는 것도 문제다. 또 피치 못할 사정으로 규정이 바뀌었다면, 즉각 알려야 한다. 뒤늦었지만 지금이라도 공문 등으로 V리그 전체가 공유해야 한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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