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오면 넘기는 SSG 임석진, 사령탑도 외면하기 어렵네

SSG 임석진. 사진제공 | SSG 랜더스

“시범경기 내내 이런 모습을 보여주면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요?”

SSG 랜더스 김원형 감독을 고민에 빠뜨린 기대주가 나타났다. 시범경기에서 2연속경기 홈런을 터트린 임석진(25)이다. 임석진은 12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 이어 14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도 대포를 가동했다. 12일에는 겨우내 확장공사를 마친 사직구장에서 가장 먼저 홈런을 쳤는데, 기존 4.8m에서 6m로 높아진 담장을 넘길 만큼 큰 아치를 그렸다. 이어 창원NC파크의 담장도 가볍게 넘겼다. 게다가 2홈런 모두 교체 출장해 만든 결과다.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는 평가다.

김 감독은 15일 창원 NC전에 앞서 임석진의 향후 기용과 관련해 “시범경기 내내 이런 모습을 보여준다면 (정규시즌에도)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 스프링캠프 때부터 타격코치와 오른손 대타 요원을 생각하고 있었다. 1군 엔트리의 윤곽 자체는 어느 정도 잡혀있지만, 계속 이렇게 잘 쳐준다면 대타 역할을 맡겨볼 수 있다. (임)석진이는 또 1, 3루 수비도 가능한 내야수다. 여러 선수가 경쟁하는 가운데 석진이가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수중-서울고를 졸업한 임석진은 2016년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1라운드로 SK 와이번스(현 SSG) 유니폼을 입었다. 높은 순위인 만큼 구단의 기대도 컸다. 팀을 대표하는 강타자 최정의 뒤를 이을 후계자로도 평가받았다. 하지만 입단 첫해 1군 11경기에 나선 것이 전부였다. 이 중 선발출장 기회를 받은 것은 3경기에 불과하다. 2019년 입대하기 전까지 주로 2군에 머물렀다.

그런데 지난해 초 군 복무를 마친 뒤부터 상황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SSG 퓨처스팀에서 주장을 맡는 것도 변화의 일부다. 1군 통산 12타석에만 서봤던 임석진은 신인 시절 이후 처음으로 시범경기에도 나서고 있다. 아직은 적은 기회를 살려야 하는 처지지만, 매 경기 강한 인상을 남겼다는 평가다. 김 감독은 “좋은 고민을 하게 된다. 아직 많은 경기를 치른 것은 아니지만 어린데도 잘 따라와줘 굉장히 흡족하다”며 웃었다.

창원 |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