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 | KTTL
포스코에너지는 16일 강원도 인제군 다목적체육관에서 벌어진 2022 춘계회장기 실업탁구대회 여자부 코리아리그 단체전 결승에서 한국마사회에 3-1 완승을 거두며 대회 3관왕에 올랐다. 전혜경 감독과 단·복식, 단체전 모두 제패한 ‘한국프로탁구리그(KTTL) 원년 코리아리그 여자부 최우수선수(MVP)‘ 양하은을 필두로 선수단이 하나가 돼 만든 결과물이다.
이번 대회 개막을 앞두고 포스코에너지의 전망은 명암이 공존했다. 한국여자탁구 최강팀이라는 평가에도 국가대표에 차출된 전지희와 김나영의 공백이 우려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려는 기우였다. 대회 시작과 동시에 양하은, 김별님, 유한나 등은 단·복식, 단체전 가릴 것 없이 진격했고, 유망주급으로 분류된 김예린과 유시우도 각자 위치에서 제 몫을 다했다.
그 결과 양하은이 단식 결승에서 ‘천적’ 이은혜(대한항공·3-1 승)에 완승을 거두며 팀에 첫 금메달을 가져왔다. 복식 결승에서도 양하은-유한나 조는 심현주-유소원(이상 미래에셋증권) 조를 손쉽게 3-0으로 꺾고 우승을 추가했다. 단체전까지 제패한 ‘포스코에너지 천하’를 이룩한 순간이었다.
우승컵을 든 전혜경 감독은 기쁨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매 순간이 고비였다”며 “기록지와 결과물만 보면 우리가 순항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 동안 양하은이 이은혜와 상성면에서 좋지 않아 상대전적이 좋지 않았고 경기장도 바뀌면서 우려가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선수들을 향한 평가에 대해서는 “큰 대회일수록 1명만 잘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전지희, 김나영의 공백을 염두에 두고 김예린과 유시우 등 유망주들까지 준비시킬 정도로 대비를 철저히 했다”며 “선수들에게 적응력과 자신감을 강조했다. 이렇게 선수들이 잘 따라와 주는 것도 내게 주어진 큰 복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KTTL 코리아리그 여자부 MVP에 이어 실업탁구대회 3관왕에 오른 양하은의 표정도 밝았다. 양하은은 “그 동안 2관왕은 많이 해봤지만 3관왕은 고등학생 때 이후로 처음인 것 같다. 매 시합마다 크고 작은 고비가 있었지만 편안하게, 경기에만 집중하자는 생각으로 대회에 임한 게 주효했다”며 “복식 4강전에서 1-2로 뒤지던 중 코스 변화로 활로를 개척하며 한숨 돌렸다. 내가 잔소리를 많이 해 파트너였던 (유)한나가 고생이 많았을 것”이라며 웃었다.
포스코에너지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전혜경 감독이 선수단에 1주일 휴가를 약속했다. 휴가 이후 다가올 KTTL 차기 시즌과 남은 국내 대회를 염두에 두고 다시 담금질을 이어 간다.
양하은은 “당초 대회 종료 후 가족 여행을 계획했는데 장마 예보가 있어 실망이 크다. 말 그대로 몸과 마음을 추스르는 시간을 보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전혜경 감독도 “지난 2년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제대로 된 경기를 하지 못하면서 선수단 모두 탁구에 굶주렸다. 지금 순간이 너무 행복하다”며 “휴가 이후에도 자만하지 않고, 자신 있는 탁구를 선보이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인제 I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