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훈. 사진제공 | KPGA
13번(파3) 홀까지 버디 3개와 보기 3개를 맞바꾸며 타수를 줄이지 못했던 김태훈은 14번(파4) 홀에서 99m 남기고 친 세컨 샷이 그린 경사를 타고 옆으로 흘러 홀컵에 빨려 들어가면서 단숨에 2타를 줄였다. 샷이글로 분위기를 탄 그는 15번(파5) 홀에서 144m 거리에서 친 세 번째 샷을 홀컵 2m에 붙이고, 16번(파3) 홀에서는 6m 거리의 퍼트를 홀컵에 떨구는 등 잇달아 버디를 잡아 3개 홀에서 4타를 줄이고 공동 선두로 뛰어올랐다.
2020년 제네시스 챔피언십에서 통산 4승을 달성하며 그 해 대상과 상금왕을 석권했던 김태훈은 지난해 3위가 시즌 최고 성적일 정도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이번 시즌 초에도 이렇다할 성적을 거두지 못했지만 6월 들어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SK텔레콤 오픈에서 공동 3위에 오른 뒤 지난주 한국오픈에서는 공동 28위에 랭크됐다.
1라운드를 마친 김태훈은 “바람이 강하게 불고 더워 초반에 고전 좀 했다. 운 좋게 14번 홀에서 샷 이글을 한 뒤 좋은 흐름을 타 이후에 버디 2개를 더 잡아냈다. 정신 차려보니 4타를 줄였다(웃음). 스코어에 만족한다”고 밝혔다.
14번 홀 이글 상황에 대해 “티샷을 잘 했다. 핀까지 약 99m 정도 남은 상황에서 두 번째 샷을 웨지로 했다. 뒤에 언덕도 보여 내가 생각했던 대로 샷을 했다. 공이 홀로 들어갔는지 처음에는 몰랐다. 갤러리의 환호를 듣고 ‘이글에 성공했구나’라고 알았다”고 설명했다.
“초반에는 힘들었다. 티샷이 흔들렸다. 시즌 초 유난히 티샷이 잘 안됐다. 최근 몇 년 간을 통틀어 최악이었다”며 올 시즌 마음고생이 적지 않았음을 털어놓은 그는 “오랜만에 아버지와 스윙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했고 요즘에는 티샷이 다시 안정세로 돌아왔다. 이제는 성적을 낼 수 있을 것 같다”며 웃었다. 아울러 “오늘 안 해도 될 실수를 2개 정도 했다. 그래도 결과가 좋다. 흐름이 괜찮은 편이다”며 “티샷이 항상 문제인데 현재는 잘 컨트롤하고 있는 만큼 이번 대회가 반등의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