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KBO 올스타전’ 드림 올스타와 나눔 올스타의 경기에서 드림올스타 김광현이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역투하고 있다. 잠실 |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SSG 랜더스 김광현(34)은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KBO 올스타전’에 드림올스타 선발투수로 출전했다. 올해 드림올스타 선발투수 부문에선 팬, 선수단 투표 합산 1위로 영예를 안았다. 1988년생 동갑내기 양현종(KIA 타이거즈)와도 모처럼 선발 맞대결을 벌였다.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이들 2명의 맞대결은 그 자체로 볼거리다. 2014년 올스타전 이후 8년 만의 맞대결이라서 기대도 더욱 컸다.
의지로 출전한 올스타전이다. 1이닝 1실점했지만, 김광현에겐 쉽지 않은 등판이었다. 14일 대상포진 진단을 받은 것이다. 대상포진은 주로 면역력 저하에 따라 발병한다. 신경을 타고 신경절 주변 신체부위에 발생하기 때문에 움직일 때마다 통증을 수반한다. 그럼에도 올스타전 행사 참여는 물론 본 경기에서 공까지 던지겠다는 마음이 컸다.
당초 김원형 SSG 감독도 “(김)광현이 목 뒤에 수포가 올라왔다. 내가 (대상포진을) 겪어본 것은 아니어도 통증이 심할 것으로 짐작한다”면서 “올스타전에는 출전하는 쪽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몸 상태를 계속 확인해봐야 한다”고 걱정했다.

1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KBO 올스타전’ 드림 올스타와 나눔 올스타의 경기에 앞서 SSG 김광현이 팬 사인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잠실 |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그럼에도 출전 의지가 대단했다. 김광현은 병원 측 권고도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대상포진 발병 부위의) 상태가 많이 좋아졌다. 통증이 심한 질병이라고 들었는데, 걱정했던 것보다 아프지 않았다. 조금 간지럽고 열이 난 정도”라며 “(병원으로부터) 짧게는 1주, 길게는 2주 정도 입원하라고 했었다. 갇혀 있는 느낌이 답답할 것 같아서 차라리 통원치료하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프로의식을 들끓게 한 것은 김광현을 택해준 이들이다. 그는 “(감독) 추천 선수로 뽑혀 온 것이 아니다. 팬들과 선수단이 모두 투표해줘서 여기 왔다. 많이 아프지 않다면 (올스타전에) 출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후반기에는 무리 없이 뛸 수 있다. 이제 일주일 정도 쉴 수 있다. 운동도 조금씩 병행해가며 준비하면 후반기에도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그를 걱정하던 이들을 안심시켰다.
잠실 |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