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주, 김세영, 최혜진(왼쪽부터).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김효주, 김세영, 최혜진(왼쪽부터).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한국은 미국과 쌍벽을 이루는 ‘강국’이다. 아니 한동안 미국보다 더 월등한 지위를 과시했다. 2015년부터 2020년까지 6년 연속 ‘투어 최다 우승국’을 차지했다. 하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최다 우승국 타이틀을 미국에 내줄 위기에 처했다.

올 시즌 LPGA 투어가 23개 대회를 마친 가운데 미국은 그 중에서 6승을 가져갔다. 3승을 챙긴 제니퍼 컵초를 중심으로 4명이 6승을 합작했다. 2위 한국은 4승이다. 3월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 고진영(27), 4월 롯데 챔피언십 김효주(27), 6월 뱅크 오브 호프 매치플레이 지은희(36), 6월 메이저대회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의 전인지(28) 등이 이번 시즌 4승을 쌓았다.

하지만 한국은 전인지 이후 두 달 넘게, 최근 7개 대회에서 우승자를 배출하지 못했다. 지난주 열렸던 다나 오픈에선 톱10에 한 명도 들지 못했다. 6월 마이어 클래식, 지난달 ISPS 한다 월드 인비테이셔널에 이어 이번 시즌 세 번째였다.

이제 남은 대회는 총 9개. 한국여자골프가 다시 최다 우승국 영예를 되찾기 위해서는 시간이 별로 많지 않다. 그렇다면 8일 오후(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켄우드 컨트리클럽 켄데일 코스(파72)에서 개막하는 ‘크로거 퀸 시티 챔피언십’(총상금 175만 달러¤24억 원)은 반전의 계기가 될 수 있을까. 크로거 퀸 시티 챔피언십은 올해 처음으로 개최되는 신설 대회다.

한국 선수 14명이 출전하는 가운데 김효주(27)와 김세영(29), 최혜진(23)에게 우선 눈길이 간다. 김효주는 최근 5개 대회에서 공동 3위 두 차례 등 모두 15위 안에 이름을 올리는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나 오픈에선 4라운드에서 6언더파를 몰아치며 김세영과 함께 우리 선수 중 가장 좋은 공동 13위로 대회를 마쳤다.

김세영도 CP 여자오픈 공동 9위, 다나 오픈 공동 13위 등 최근 연이어 상위권 성적을 내고 있다. 2020년 2승을 수확한 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2년 연속 우승이 없어 챔피언 트로피에 대한 의지가 누구보다 강하다.

아타야 티띠꾼(태국)과 치열한 신인왕 경쟁을 벌이고 있는 최혜진은 최근 우승 찬스를 잡았지만 살리지 못했다. CP 여자오픈에서 3라운드까지 공동 선두를 달리다 준우승했고, 다나 오픈에선 1라운드 공동 선두, 2라운드 공동 4위에 올랐다가 3라운드 이후 순위가 밀려 공동 24위에 그쳤다. 하지만 올 시즌 우승 경험이 없는 선수 중 가장 많은 시즌 상금(181만2223달러¤25억 원)을 기록하고 있을 정도로 기량만큼은 이미 검증이 끝났다.

추석 연휴 기간에 열리는 이번 대회에서 태극낭자들이 시즌 5번째 우승 소식을 전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김세영은 8일 오후 9시47분에 1라운드를 시작하고, 최혜진과 김효주는 9일 오전 2시14분과 2시25분에 각각 출발한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