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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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 A 소속 AC 몬차 구단주 실비오 베를루스코니(86) 전 총리가 또 민망한 발언으로 구설에 올랐다.

14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이번 주 초 선수단과의 크리스마스 만찬에서 이번 시즌에 세리에 A의 강팀을 상대로 승리하면 로커룸에서 여자들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만찬장을 촬영한 영상에서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이제 밀란, 유벤투스와 경기를 한다. 만약 여러분들이 그런 톱 팀 중 하나를 이기면 매춘부를 가득 태운 버스를 로커룸으로 보내겠다”고 말했다. 당시 만찬장에는 여성 관계자도 여럿 있었다. 하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발언을 한다.

몬차는 지난 시즌 후 세리에 B 승격 플레이오프에서 승리, 구단 사상 처음 세리에 A로 올라섰다. 언론재벌 출신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2018년 세리에 C(3부 리그) 소속이던 몬차를 인수한 뒤 팍팍 밀어 줘 4년 만에 1부 리그로 승격했다.

몬차는 월드컵 휴식기 전 5승1무9패로 리그 14위에 자리했다. 월드컵 폐막 후 재개할 리그 일정을 보면 내년 1월 인터 밀란과 유벤투스, 이어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한 때 소유했던 AC밀란과 2월에 격돌한다.
유출된 영상은 온라인에서 여러곳으로 퍼졌다.

유출된 영상은 온라인에서 여러곳으로 퍼졌다.


해당 영상이 온라인에 유출되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그와 정치적으로 대립하는 쪽에서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반발 강도가 높자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그저 로커룸 농담일 뿐”이라며 외려 비판하는 이들을 비난했다. 그는 평소 과장된 발언으로 유명하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건설·미디어 그룹을 거느린 재벌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해 1994∼1995, 2001~2006, 2008~2011까지 총리를 3차례 지내는 등 이탈리아 정계의 한 시대를 주름잡은 인물이다. 그는 총리 재임 시절인 2010년 자신의 호화 별장에서 개최한 이른바 ‘붕가붕가 파티’에서 미성년자였던 모로코 출신 댄서 일명 ‘루비’에게 돈을 주고 성관계를 한 혐의로 기소 되는 등 숱한 논란을 낳았다.

그는 지난 9월 25일 총선에선 상원의원에 당선되는 등 여전히 활발한 정치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동아닷컴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