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C 천재환. 스포츠동아DB
“(천)재환아, 오늘 너 덕분에 이겼다.”
16일 인천 SSG 랜더스전은 천재환(29·NC 다이노스)에게 잊지 못할 경기였다. 데뷔 첫 3안타를 친 날이다. 그런데 3안타 중 2안타가 번트에서 나왔다. 2회초 첫 타석에선 SSG 오원석의 초구를 기습적으로 노려 투수·3루수·포수 사이 공간에 절묘하게 떨어진 번트안타가 나왔다. 빠른 발로 1루에 안착한 그는 계속된 1사 만루서 박민우의 밀어내기 볼넷 때 결승 득점을 올렸다. 7-4로 앞선 6회초 2사 2루선 우중간에 떨어지는 깔끔한 1타점 적시타로 숨통을 틔웠다.
이날 4타점을 친 박건우는 경기 후 취재진과 인터뷰 중이던 천재환 옆을 지나가면서 “재환아, 오늘 너 덕분에 이겼다”고 고마워했다. 강인권 NC 감독은 “야수들이 모두 제 역할을 해줬다. 특히 천재환의 활약이 승리를 이끌었다”고 치켜세웠다. 천재환은 “야구하며 ‘덕분에 이겼다’는 말을 가끔 들어봤지만, 1군에선 많이 듣지 못했다. 이제 많이 들을 수 있게 보다 잘해야 할 것 같다”고 다짐했다.
천재환은 강 감독과 코칭스태프가 기대하는 선수다. 장타력과 빠른 발을 두루 갖춘 그는 겨울 스프링캠프에서부터 두각을 나타냈다. 강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국가대표팀, KT 위즈 등과 연습경기 6경기에서 타율 0.421(19타수 8안타), 1홈런, 4타점을 친 그를 야수 중 캠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했다. 천재환은 “그동안 많이 뛰지 못했는데, 감독님이 기회를 많이 주셨다”며 “꾸준히 경기에 나가며 점차 자신감도 쌓을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NC 천재환. 사진제공 | NC 다이노스
천재환은 박건우, 손아섭 등 걸출한 선수들이 포진한 NC 외야에서도 입지를 넓히고 있다. 올 시즌 9경기(선발 4경기)에서 책임진 수비이닝은 46이닝으로, 이는 한석현(96.2이닝)과 박건우(93이닝), 손아섭(61.2이닝) 다음으로 많은 수치다. 16일 경기처럼 공·수·주 활약을 이어간다면 주전 외야수들과 경쟁할 잠재력이 충분하다는 평가다. 그는 “백업 선수여도 잘해야 감독님께서 믿고 기용할 수 있어 언제나 준비돼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천재환은 공·수·주 무엇 하나 놓치지 않으려 한다. 그는 “전부 신경 써도 힘들다곤 생각지 않는다. 반대로 타격이 안 풀릴 땐 수비와 주루로 팀을 도울 수 있지 않을까. 모든 요소를 똑같이 나눠 생각하되 모두 강점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올 시즌은 두 자릿수 홈런과 두 자릿수 도루가 목표다. 빠른 발과 장타력 등 장점을 보여주면서 차츰 목표에 닿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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