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맞고 실책 겹쳐도…이중고 이겨낸 두산 브랜든, 115구 투혼으로 6승 [고척 스타]

입력 2023-08-23 22: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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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키움 히어로즈 경기가 열렸다. 선발 투수로 등판한 두산 브랜든이 역투하고 있다. 고척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두산 베어스 외국인투수 브랜든 와델(29)은 23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해 아찔한 상황을 맞았다. 2-0으로 앞선 1회말 1사 1루서 로니 도슨이 친 공에 후두부를 맞았다. 타구는 브랜든을 튕겨 외야까지 나갔다. 두산 스태프는 황급히 뛰어가 그의 상태를 살폈다. 도슨도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바라봤다. 브랜든은 큰 문제가 없다는 의사를 내비쳤고, 몇 차례 연습투구 후 다음 타자 김휘집을 상대했다. 모두가 크게 놀랐지만 브랜든은 침착했다.

타구에 맞은 여파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던 탓일까. 컨트롤이 다소 흔들렸다. 2회말 전병우에게 몸에 맞는 볼, 3회말 김휘집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그러나 특유의 위기관리 능력을 발휘하며 4회까지 1실점으로 막아 2-1 리드를 지켰다.

문제는 5회였다. 김혜성, 도슨의 연속안타, 김휘집의 볼넷으로 자초한 1사 만루서 송성문을 2루수 땅볼로 유도했다. 그러나 2루수 강승호가 악송구를 저질러 주자 2명이 홈을 밟고 말았다. 공 하나하나에 혼을 실어 던지던 브랜든이 크게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는 이번에도 평정심을 잃지 않았다. 강승호를 향해 ‘괜찮다’는 제스처를 취한 뒤 이주형을 삼진, 주성원을 3루수 땅볼로 정리하며 추가 실점을 막았다. 마음의 짐을 내려놓은 강승호는 이어진 6회초 1사 1루서 우중간 안타를 쳐내며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고, 허경민의 적시타 때 홈을 밟았다. 이날의 결승 득점이었다.

2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키움 히어로즈 경기가 열렸다. 11-4 승리를 거두며 위닝시리즈를 기록한 두산 선수들이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고척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브랜든은 4-3으로 앞선 6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5회까지 투구수가 89개였기에 6회 등판을 고민할 이유는 없었지만, 타구에 맞은 여파가 우려됐다. 1사 1루서 김준완에게 안타를 맞고 1·2루 위기에 몰리자 코칭스태프가 마운드에 올라왔다. 이때 브랜든의 투구수는 108개. 교체가 유력해 보였지만 한 번 더 버텨냈다. 김혜성을 3루수 땅볼, 도슨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고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6회에도 시속 150㎞대 직구를 던지며 몸 상태에 문제가 없음을 증명했다.

최고구속 151㎞ 직구와 슬라이더, 컷패스트볼(커터), 체인지업, 커브를 섞어 총 115구를 던진 브랜든은 7회부터 홍건희와 교체됐다. 6이닝 동안 7안타 4사사구 3탈삼진 3실점(2자책점)의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로 팀의 11-4 승리를 이끌며 6승째(3패)를 챙겼다. 마운드 운용 계획이 초반부터 꼬일 뻔한 두산은 브랜든의 눈물겨운 투혼 덕분에 큰 고비를 넘겼다. 두산 타선은 브랜든 교체 이후에도 계속 추가점을 뽑아 그의 승리를 지원했다. 2연승을 기록한 5위 두산(52승1무51패)은 4위 NC 다이노스(52승2무48패)와 격차를 1.5경기로 줄였다.

고척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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