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강 서버’ 존 이스너(미국)의 선수 경력이 마지막 5세트 타이브레이크에서 패하면서 극적으로 끝났다.
이스너는 31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열린 US오픈 남자단식 2회전에서 같은 국적의 마이클 모(89위)에게 리버스 스윕을 당해 탈락했다. 첫 두 세트를 먼저 빼앗고도 나머지 세 세트를 내리 내줬다. 스코어는 6-3, 6-4. 6-7<3-7>, 4-6, 6-7<7-10>.
올해 38세인 이스너는 올 US오픈을 마지막으로 선수 생활을 마감한다고 예고한 바 있다.
그는 “힘들어요.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한 열심히 했다고 생각하고 싶습니다”라고 환호하는 관중에게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와일드카드로 본선 출전 기회를 얻은 이스너는 이날 48개의 에이스를 터뜨렸다. 첫 서브가 들어갔을 때 득점률이 86%에 달했다. 208cm ‘거인’의 장점을 제대로 활용한 것. 하지만 세기에 약한 단점도 고스란히 노출해 63개의 언포스드 에러를 기록했다. 그는 발리를 시도하다 여러 차례 바닥에 넘어지기도 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강력한 서브를 자신의 거의 유일한 경쟁력으로 삼아 매진한 이스너는 선수 생활 동안 총 1만4450개의 서브 에이스를 기록했다. ATP투어 역대 1위. 2007년 프로에 데뷔한 그는 2012년부터 2020년까지 9년 중 8년 동안 연말 ATP 랭킹에서 미국 선수 1위를 차지했다.
2018년 윔블던 준결승에 진출하며 랭킹 8위까지 오른 게 최고 순위다. US오픈에선 2차례 8강에 올랐다. 투어 레벨에서 16번의 단식 타이틀을 차지했다. 17년 동안 통산 489승을 거둬 역대 60위 안에 들어가는 성적을 냈다.
그는 테니스 역대 최장 시간 경기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2010년 두 번째 출전한 윔블던에서 1회전 상대 니콜라스 마위(프랑스)과 장장 11시간 5분간 혈투를 벌였다. 당시 메이저 대회에서는 5세트에 타이브레이크가 적용되지 않았다. 6-6 동점 이후 한쪽이 연달아 두 게임을 따내야 경기가 마무리되는 식이었다.
이들은 이틀 연속으로 해가 질 때까지 승부를 내지 못했고, 사흘째에야 이스너가 3-2(6-4 3-6 6-7<7-9> 7-6<7-3> 70-68)로 이겼다.
올 잉글랜드 론 테니스 클럽 18번 코트에는 이 경기를 기념하는 명판이 걸려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이스너는 “과분한 성취를 이룬 것 같아요. 이렇게 오랫동안 뛰며 이리 크게 성공할 줄은 상상도 못했어요. 물론 돌아갈 수 있다면 다시 하고 싶은 경기가 너무 많긴 하지지만요”라면서 “하지만 17년 동안 최선을 다해 준비했습니다. 후회는 별로 없어요”라고 말했다.
그는 아내·4명의 자녀와 더 많은 시간을 갖겠다고 밝혔다.
동아닷컴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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