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최다승표 과외’ 나선 KIA 양현종 “난 못했지만, 의리와 영철이는 그렇게 해주길”

입력 2023-09-06 16:36: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KIA 양현종. 스포츠동아DB

KIA 양현종. 스포츠동아DB

“그 나이에는 신나게 공을 던져야죠.”

KIA 타이거즈 양현종(35)은 데뷔 이래 가장 바쁘게 시즌을 보내고 있다. 공교롭게도 본인을 포함해 선발진에 3명이나 토종 좌완 선발투수들이 포진하고 있다. 양현종~이의리~윤영철의 삼각편대에서 가장 ‘큰 형님’인 그는 동생들에게 여러 경험을 전수하고 있다.

KIA에서만 15년 넘게 터줏대감으로 활약해온 양현종은 최근 선발 164승을 수확했다. KBO리그 선발 최다승 신기록이다. 선발 경험이 풍부한 그의 특별 과외는 이의리와 윤영철에게는 최고의 수업이다.

자세한 기술적 조언도 이어지고 있지만, 양현종은 두 후배에게 ‘신나는 투구’를 항상 강조한다. 지금은 성적에 대한 부담보다 경기 자체를 즐기라는 뜻이다. 양현종은 “(이)의리와 (윤)영철이는 지금 마운드 위에서 신나게 공을 던질 시기다. 성적에 대한 부담은 크게 느끼지 않았으면 한다. 성적 부담은 고참 선수들이 짊어져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계속해서 “의리와는 밸런스 부문에 대해서 계속 얘기를 나눈다. 제구력, 구위 등을 놓고 꾸준히 소통하는 편이다. 하지만 영철이에게는 그런 얘기를 일절 하지 않는다. 이제 스무 살인 투수에게 밸런스 지적을 하는 건 맞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KIA 이의리(왼쪽)·윤영철. 스포츠동아DB

KIA 이의리(왼쪽)·윤영철. 스포츠동아DB


양현종이 두 후배에게 경기 자체를 즐기라고 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본인이 비슷한 나이에 그렇게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2010년대부터 KIA의 에이스로 군림해온 양현종은 20대 초반의 어린 나이에도 늘 부담감과 책임감을 홀로 짊어진 채 마운드에 섰다.

양현종은 “나는 그렇게 하지 못했기 때문에 더 말해주고 싶은 것”이라며 “부담감과 책임감도 계속 안고 가다 보면 익숙해진다. 그런데 나는 그 나이에 너무 그런 것에 집착했던 것 같다. 두 후배는 그런 길을 걷지 말고, 지금은 투구 자체에 집중해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올 시즌 꼭 이루고 싶은 개인적 목표도 잊지 않았다. 현재 7승7패, 평균자책점(ERA) 4.06을 기록 중인 양현종은 “투수의 승리는 항상 운이라 생각하는데, 올해는 승운이 좀 따랐으면 한다. 10승만큼은 꼭 달성하고 싶다. 내가 10승을 달성했다는 것은 그만큼 팀 승리도 쌓였다는 것 아니겠나”라며 승수 추가에 대한 집념을 드러냈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