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수녕. 스포츠동아DB
김수녕(53)은 한국양궁을 대표하는 레전드다. 1988서울올림픽, 1992바르셀로나올림픽, 2000시드니올림픽 등 3차례의 올림픽에서 금 4, 은 1, 동메달 1개를 수확하며 한국양궁의 ‘신궁’ 계보를 이었다. 올림픽 금메달을 4개 이상 목에 건 한국선수도 그와 함께 남자사격의 진종오(금4·은2)뿐이다. 김수녕은 최근 경북 예천 진호국제양궁장에서 막을 내린 ‘2024 현대양궁월드컵 2차 대회’ 현장을 찾아 “7월 2024파리올림픽까지 남아있는 시간이 적지 않다. 여유와 노력을 곁들이면 금메달에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라며 후배들을 격려했다.
김수녕은 2002년 은퇴 후 해설가, 지도자, 행정가로서 국내외를 누비며 바쁜 나날을 보냈다. 2014년부터는 사우디아라비아 왕실의 초청으로 사우디여자대표팀 코치를 맡아 올해 초까지 한국양궁의 노하우를 전했다.
파리올림픽이 다가오자 김수녕은 김진호, 박영숙, 박성현, 윤옥희 등 레전드들과 함께 후배들을 응원하기 위해 예천을 찾았다. 올림픽 정상을 향해 노력하는 태극궁사들을 본 그의 입가에선 웃음이 떠나질 않았다. “고비가 분명히 찾아올 텐데 이를 잘 넘겨야 한다”며 경험에서 우러나는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김수녕은 자신이 올림픽에서 맞았던 가장 큰 고비로 조윤정, 이은경과 함께 나선 바르셀로나올림픽 여자단체전을 꼽았다. 그는 “당시 스웨덴과 8강전은 선수인생 최대 고비였다. 정상에 오르는 과정이 너무 힘들었기 때문에 내가 금메달을 수확한 4종목 중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32년 전을 떠올렸다.
그는 “스웨덴을 맞아 경기 내내 끌려가다 240-240을 겨우 만들었고, 슛오프 끝에 극적으로 이겼다. 중계가 없던 경기라 당시의 치열함을 아는 이가 적어 아쉽다”며 “8강에서 고전하다보니 금메달을 기대하기 힘들었지만 고비를 넘자마자 모든 것이 잘 풀리기 시작했다. 국민들의 응원까지 마음에 새긴다면 후배들이 고비를 넘는 과정이 좀더 쉬워질 것”이라고 당부했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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