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정현승이 30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 8회초 1사 3루서 결승 1타점 중전적시타를 친 뒤 기뻐하고 있다. 잠실|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신인왕 후보인 프로 동기에게 일격을 날렸다.
SSG 랜더스 신인 외야수 정현승(23)이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원정경기에 9번타자 좌익수로 선발출전해 3타수 1안타 1타점 활약으로 팀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정현승은 2024 KBO 신인드래프트 6라운드 전체 60순위(계약금 5000만 원)로 SSG 유니폼을 입은 신인이다. 이날 경기를 포함해 1군 출전 경기수는 8경기에 불과하다. 외국인타자 기예르모 에레디아가 종아리 근육 손상으로 인해 29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됨에 따라 콜업됐다. 이어 30일 두산전 선발 라인업에 좌익수로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8회초 3번째 타석에서 천금같은 결승타를 터트렸다.
양 팀은 7회까지 1-1로 팽팽히 맞섰다. SSG는 2회초 선취점을 올린 뒤 6회말 동점을 허용했다. 오원석~노경은~이로운의 투수진이 4사구를 7개나 내줬으나, 실점 위기에선 적시타를 허용하지 않아 경기 후반까지 1-1의 균형을 이어갔다.
SSG는 8회초 찬스를 잡았다. 선두타자 박지환이 좌익수 왼쪽에 떨어지는 2루타로 득점권에 위치했다. 전의산의 진루타로 박지환이 3루까지 내달렸다. 이 상황에서 정현승이 타석에 들어섰다.
두산은 승부수를 던졌다. 마무리투수 김택연(19)을 8회초 1사 3루 위기에서 마운드에 올렸다. 김택연은 2024 KBO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2순위(계약금 3억5000만 원)로 두산 유니폼을 입은 상위 라운더다. 시속 150㎞ 안팎의 빠른 직구를 앞세워 마무리투수 보직까지 따낸 특급 유망주다. 김택연의 등판으로 올해 신인들의 진검승부가 펼쳐졌다.
정현승은 김택연의 초구에 번트를 시도했으나, 타구는 높이 떠올라 파울이 됐다. 스퀴즈번트 작전이었지만 인플레이 타구를 만들지 못해 김택연과 정면승부를 벌여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하지만 전화위복이었다. 정현승은 1B-2S의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김택연의 시속 153㎞짜리 빠른 직구를 받아 쳐 결승 1타점 중전적시타를 만들었다. 한 가운데 들어온 실투를 놓치지 않았다. 3루주자 박지환이 여유있게 홈을 밟으면서 SSG가 2-1로 리드를 잡았다.
분위기를 탄 SSG는 9회초에도 1점을 보태 승세를 굳혔다. 신인 지명 순위에서도, 입단 계약금에서도 한참 뒤지는 정현승이지만, 이날만큼은 특급 유망주 김택연을 상대로 완승을 거뒀다.
잠실|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