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피플] 감독 공백에도 다시 일어선 울산…주민규, “우린 흔들리지 않아”

입력 2024-07-14 1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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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주민규가 13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서울과 ‘하나은행 K리그1 2024’ 23라운드 홈경기 후반 추가시간 결승골을 터트린 뒤 유니폼 상의를 벗어보이며 기뻐하고 있다.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구단 첫 리그 3연패에 도전하는 울산 HD는 사령탑 공백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국가대표 킬러 주민규의 활약을 앞세워 4경기 만에 값진 승점 3을 얻었다.

주민규는 13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 ‘하나은행 K리그1 2024’ 23라운드 홈경기 후반 추가시간 극적인 결승골을 뽑아 울산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앞선 3경기에서 무승(1무2패)으로 흔들리던 울산은 서울전 승리로 승점 42(12승6무5패)를 쌓아 우승 경쟁에서 한 걸음 앞서나갔다.

울산에는 굉장히 중요한 승부였다. 홍명보 감독이 국가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되면서 10일 광주FC와 22라운드 홈경기(0-1 패)를 끝으로 지휘봉을 내려놓았기 때문이다. 울산은 이경수 수석코치에게 감독대행을 맡겼으나 팀 분위기는 어수선했다.

우려대로 이날 경기력은 좋지 않았다. 슛도, 찬스도 서울이 많았다. 그래도 잘 버텨내자 기회가 찾아왔고, 이를 놓치지 않았다. 추가시간 3분이 주어진 가운데 종료 휘슬이 울리기 직전인 후반 48분 윤일록의 전진 패스를 받은 주민규가 왼발 슛으로 서울 골망을 흔들었다. 5경기 만에 뽑은 시즌 8호 골이다.

최근 주민규는 마음고생이 심했다. 공교롭게도 자신의 골 침묵과 울산의 부진이 겹쳐서다. 2024유럽축구선수권대회를 다녀온 마틴 아담(헝가리)과 계약을 해지한 울산은 강원FC에서 뛴 공격수 야고(브라질)를 대체자로 일찌감치 정했으나, 에이전트 문제로 예상보다 과정이 길어지면서 팀 내 유일한 정통 스트라이커 주민규의 부담이 컸다.

“난 많이 뛰어서가 아닌, 뛰지 못했을 때 문제가 생긴다”고 공공연하게 밝힐 정도로 출전 욕심도 많고, 공격 포인트에 대한 열망도 큰 주민규지만 철인은 아니다. 혹독한 날씨와 주말~주중~주말로 이어지는 빡빡한 시즌 일정을 이겨내는 게 쉽진 않았다. 울산의 유일한 골잡이인 터라 상대 수비의 집중견제 또한 피할 수 없었다.

그래도 침묵이 길진 않았다. 짙은 먹구름이 드리워졌던 서울전에서 딱 한 번의 슛 시도가 결승골로 연결됐다. 가장 중요하고 절실할 때 ‘원샷 원킬’로 국가대표 킬러다운 면모를 되살린 그는 올 시즌 첫 옐로카드까지 감수하며 유니폼 상의를 벗어던질 정도로 크게 기뻐했다.

주민규는 “(홍명보 감독 사태로) 분위기가 어수선해도 선수들은 열심히 해왔다. 프로의식으로 최선을 다하자고 서로를 독려했다. 팀으로 뭉쳐 간절하게 뛰어 모처럼 승리할 수 있었다”고 힘주어 말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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