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구의 강자’ 박영현이 본 김택연의 강력함 “공이 살아 올라가는 느낌”

입력 2024-08-29 13:3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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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잠실 LG전에서 역투하는 KT 박영현. 잠실|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28일 잠실 LG전에서 역투하는 KT 박영현. 잠실|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KT 위즈 우완투수 박영현(21)은 강력한 직구를 던지는 투수를 언급할 때 빠지지 않는다. 지난 시즌 68경기에선 3승3패4세이브32홀드, 평균자책점(ERA) 2.75를 기록하며 홀드왕에 올랐다. 마무리투수로 보직을 옮긴 올 시즌에는 2004년 조용준 이후 20년 만에 10승-20세이브를 동반 달성했다. 여전한 구위를 자랑한다. 그가 던지는 평균 구속 146㎞의 직구는 수직 무브먼트도 엄청나 전광판에 찍힌 구속 이상의 위력을 지닌다.

올 시즌에는 박영현에 버금가는 강력한 직구를 구사하는 신인이 나타났다. 김택연(19·두산 베어스)이다. 잠재력 뛰어난 신인을 넘어 리그 정상급 마무리투수로 활약 중인 김택연의 강점도 평균 구속 148㎞의 직구다. 박영현처럼 공 끝의 움직임이 워낙 좋아 구속 이상의 위력을 뽐낸다. 위기 상황을 즐기고 좀처럼 주눅 들지 않는 강력한 멘탈 역시 박영현과 견줄 만하다. 이미 2006년 나승현(롯데 자이언츠)이 세웠던 16세이브를 넘어 고졸 신인의 한 시즌 최다 세이브 기록을 새로 썼다.

박영현도 김택연을 보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둘은 3월 ‘MLB(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2024’ 당시 ‘팀 코리아’에 동반 선발됐는데, 이 기간 함께 캐치볼을 하며 서로의 위력을 체감했다. 이들 모두 직구 구사 비율이 70%대로 상당히 높지만 구위가 매우 뛰어난 까닭에 상대 타자는 알고도 치지 못한다.

두산 김택연. 스포츠동아 DB

두산 김택연. 스포츠동아 DB


박영현은 “(김)택연이는 직구가 워낙 좋다”며 “캐치볼을 하면서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볼이 살아서 올라간다는 느낌을 받았다. 내 공도 그렇고”라며 웃었다. 그러면서 “수직 무브먼트 등 세부 지표까지는 모르겠지만, 직구의 궤적과 스타일은 서로 비슷한 것 같다”고 비교했다.

KT와 두산은 가을야구 진출에 사활을 걸고 있다. 박영현과 김택연의 맹활약이 꼭 필요하다. 점점 더 힘겨운 상황을 이겨내며 동반 성장할 수 있다면 한국야구의 미래를 위해서도 긍정적이다. 강력한 직구를 앞세워 뒷문을 지키는 이들의 모습은 떠올리기만 해도 든든하다.

박영현은 좀처럼 주눅 들지 않는 김택연의 성격에도 주목했다. 그는 “택연이가 요즘 힘들어 보여서 전화를 한 번 했는데, 나와 성격이 비슷한 것 같다”며 “힘들어도 그 순간을 즐기는 것 같고, 멘탈도 굉장히 강한 선수라고 느꼈다. ‘다음이 있으니까 신경 쓰지 않는다’고 하더라”고 밝혔다. 이어 “(고졸 신인 최다 세이브) 기록을 세웠으니, 전화를 한번 해야겠다”고 덧붙였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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