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오만과 2026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B조 1, 2차전에서 고전한 ‘홍명보호’는 변화가 불가피하다. 미드필드 진영에는 최근 마인츠에 입단한 홍현석이 유력한 재승선 후보다. 스포츠동아DB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독일)이 이끌 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리는 한국축구는 2026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B조) 첫 2경기를 1승1무, 승점 4로 마치면서 한가득 과제를 떠안았다. 11일(한국시간) 무스카트 술탄 카부스 스포츠 컴플렉스에서 끝난 오만과 최종예선 B조 원정 2차전에서 3-1로 이겨 팔레스타인과 홈 1차전(5일) 0-0 무승부의 충격을 어느 정도 씻었으나, 내용상으로는 신통치 않았다.
홍명보 감독이 새로 지휘봉을 잡았고, 선수들과 호흡할 시간적 여유가 부족했다는 사실을 고려하더라도 전체적인 경기력은 기대치를 벗어났다. 주장 손흥민(토트넘)과 황희찬(울버햄턴),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등 유럽 빅리거들이 즐비함에도 한 수 아래의 상대들에게 잇달아 고전했다.
오만전은 스코어상으로는 나쁘지 않았으나, 냉정히 말해 세밀한 준비와 전략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귀중한 승점 3을 챙길 수 있었던 것은 준비된 팀 전술이 아닌 뛰어난 개인 역량 덕분이었다.
게다가 새 얼굴들에게는 실전 테스트의 기회도 거의 주어지지 않았다. 오른쪽 풀백으로 발돋움한 황문기(강원FC)를 제외한 나머지는 A매치 데뷔를 미뤘다. K리그에서 보여준 빼어난 활약을 바탕으로 태극마크까지 단 양민혁(강원)조차 투입되지 못했다. 팔레스타인과 오만이 B조에서 ‘상대적 약체’로 분류됐던 점을 고려하면 몹시도 아쉬운 결과다.
그럼에도 ‘변화’는 불가피해 보인다. 오랜 시간 한국의 뒷문을 책임진 김영권(울산 HD) 등 베테랑 일부가 뚜렷한 ‘에이징 커브’를 그리고 있음이 확인됐다. 3선에선 황인범(페예노르트)의 공격적 능력을 배가시킬 파트너를 찾지 못했다. 아시아권에선 최고 미드필더로 꼽히는 박용우(알아인)도 만족감을 심어주지 못했다. 9월 엔트리로는 요르단(원정)~이라크(홈)와 10월 최종예선 2연전을 믿고 맡기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인다.
홍 감독으로선 폭넓은 선수 체크가 필수다. 다행히 선택지는 비교적 넉넉한 편이다. 중원에는 백승호(버밍엄)와 2, 3선을 모두 커버하는 홍현석(마인츠)이 있다. 모두 대표팀 경험자들이라 따로 적응도 필요 없다. 여기에 중앙수비수 김지수(브렌트퍼드)와 타깃형 스트라이커 이영준(그라스호퍼) 등도 잠재적 후보다. 모두 2년 뒤 북중미월드컵 본선 출전을 바라볼 만한 자원들이다.
역대 가장 많은 인원으로 꾸려진 대표팀 코칭스태프의 핵심 키워드 중 하나는 ‘분업’이다. 홍 감독이 7월 직접 면담하고 선택한 주앙 아로소 수석코치(포르투갈)가 비소집기간 해외파를 점검하는 역할을 맡기로 했다. 편견 없는 선수 체크와 활용이 한층 중요해진 ‘홍명보호’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