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KT 위즈의 와일드카드결정전 경기가 열렸다. 6회말 2사 후 KT 선발 쿠에바스가 삼진으로 이닝을 마친 뒤 환호하고 있다. 잠실|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KT 위즈 윌리엄 쿠에바스가 또 한 번 승부사 기질을 발휘하며 팀에 한 경기를 더 선물했다.
쿠에바스는 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24 신한은행 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PS) 와일드카드(WC) 결정 1차전에서 6이닝 동안 4안타 무4사구 9탈삼진 무실점의 호투로 팀의 4-0 승리를 이끌었다. 2015년 도입된 WC 결정전에선 지난해까지 9년 연속 정규시즌 4위가 5위를 제압했는데, KT가 이 흐름을 깨트릴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양 팀의 2차전은 3일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쿠에바스는 올해 정규시즌 두산 상대 3경기에서 1승2패, 평균자책점(ERA) 5.79로 썩 좋지 않았다. 그러나 2021년 삼성 라이온즈와 1위 결정전 등 팀의 운명이 걸린 경기에서 강했던 면모를 다시금 뽐냈다.
1회초 4득점을 등에 업고 한결 편안한 마음으로 출발한 쿠에바스는 1회말 선두타자 정수빈과 김재호에게 연속안타를 맞고 직면한 무사 1·2루 위기를 넘기며 한숨을 돌렸다. 1회 무실점이 기폭제가 돼 2회와 4회는 3명의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등 깔끔한 투구를 이어갔다. 5회말에도 허경민(중견수 뜬공)과 김기연(좌익수 뜬공), 조수행(삼진)을 삼자범퇴로 돌려세웠다.
6회 고비도 슬기롭게 넘겼다. 정수빈과 제러드 영의 안타로 1사 1·3루 상황에서 김재환, 양석환으로 이어지는 파워히터를 상대해야 했지만, 이들 2명을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이닝을 정리했다. 크게 포효하며 팬들의 함성을 유도하는 에너지 넘치는 모습도 보여줬다.
이날 쿠에바스는 최고구속 150㎞의 직구(28개)와 컷패스트볼(45개), 슬라이더(26개) 등을 섞어 총 103구를 던졌고, 스트라이크 비율은 69.9%(72구)였다. 특히 커터의 스트라이크 비율이 무려 80%에 달해 한결 편안하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었다.
이후 KT는 김민(0.1이닝), 손동현(1.2이닝), 박영현(1이닝)이 3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승리를 지켜냈다. 경기 후 쿠에바스가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내자 KT 팬들은 쉴 틈 없이 그의 이름을 연호했다. 그는 데일리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돼 상금 100만 원을 받았다.
잠실|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