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 ‘외국인 잔혹사’ 아쉬웠던 두산의 2024년, 특급 마무리 김택연 발굴은 큰 수확

입력 2024-10-03 17:3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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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T와 와일드카드 결정 2차전에서 0-1로 져 준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한 두산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잠실|김종원 기자 won@donga.com

3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T와 와일드카드 결정 2차전에서 0-1로 져 준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한 두산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잠실|김종원 기자 won@donga.com


두산 베어스의 2024시즌 여정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 와일드카드(WC) 결정 2차전에서 0-1로 져 2년 연속 포스트시즌(PS)을 조기에 마감했지만, 시즌 전체를 돌이켜보면 지금의 위치까지 온 것 자체가 기적인지도 모른다.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두산 선발진은 높은 점수를 받았다. 라울 알칸타라~브랜든 와델~곽빈~최원준~김동주로 선발로테이션을 꾸렸는데, 특히 지난해 나란히 두 자릿수 승리와 2점대 평균자책점(ERA)을 기록했던 알칸타라~브랜든~곽빈의 1~3선발은 어느 팀과 견줘도 밀리지 않는 위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굳게 믿었던 외국인투수들이 전혀 도움이 되지 못했다. 알칸타라는 팔꿈치 부상으로 12경기에서 2승2패, ERA 4.76의 초라한 성적만 남긴 채 방출됐다. 그의 대체자로 영입된 조던 발라조빅도 12경기에서 2승6패에 그쳤다. 설상가상으로 14경기에서 7승4패, ERA 3.12로 제 몫을 했던 브랜든마저 어깨 통증 때문에 6월 24일 이후 자취를 감췄다.

도루왕 조수행(64도루)과 정수빈(52도루)이 출루하고, 양석환(34홈런)과 김재환(29홈런) 등 장타력이 뛰어난 중심타자들이 타점을 올리는 타선의 짜임새는 인상적이었다. 방출 이전까지 80경기에서 타율 0.305, 10홈런, 48타점의 준수한 성적을 거둔 헨리 라모스 대신 제러드 영(타율 0.326·10홈런·39타점·출루율 0.420)을 선택한 과감한 결단도 적중했다. 타선에 힘이 있었기에 원투펀치로 믿었던 외국인투수들의 부진과 부상은 더욱 뼈아팠다.

물론 희망요소도 있었다. 시속 150㎞대의 강속구를 던지는 젊은 투수들로 불펜 필승조를 구축한 게 고무적이다. 이병헌과 최지강이 7회 이후 리드를 지킬 수 있음을 증명했고, 데뷔 시즌부터 마무리의 중책을 맡은 김택연은 남다른 안정감을 뽐내며 사실상 신인왕을 예약했다. “분석이 들어올 내년이 진짜 승부”라며 업그레이드를 예고한 배짱 또한 두산이 원하는 모습이다.

WC 결정전을 허무하게 마친 이승엽 두산 감독은 “정말 죄송스럽다”며 “선수들이 열심히 하고, 이기려는 모습을 보면 감독으로서 선수들을 도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아직 부족한 것 같다. 선수들은 스프링캠프 첫날부터 오늘까지 정말 열심히 했다. 팬들께는 정말 죄송한 마음이 크다”고 고개를 숙였다.


잠실|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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