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시리즈에 이어 올해 준플레이오프에서 다시 맞붙은 LG 염경엽 감독(왼쪽)과 KT 이강철 감독. 스포츠동아DB
정규시즌 3위 LG 트윈스와 역대 최초 와일드카드(WC) 결정전 업셋의 역사를 쓴 KT 위즈가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선승제)에서 1승1패로 팽팽히 맞선 가운데, 8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릴 3차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역대 준PO에서 3차전의 의미는 매우 컸다. 5전3선승제로 치러진 준PO에서 두 팀이 1승1패로 맞선 횟수는 6차례였다. 그중 3차전을 잡은 팀이 모두 PO 진출에 성공했다. 4차전에서 승부가 원점으로 돌아간 사례도 3번에 달하나, 100%의 비율 자체가 깨진 적은 없었다. 2005년 김인식 전 감독이 이끈 한화 이글스를 비롯해 2017년 NC 다이노스, 2022년 키움 히어로즈가 준PO 3차전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대표적 사례다.
LG는 지난해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의 기억을 되살리고자 한다. 올해 준PO와 흐름이 닮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지난해 LG는 KS 1차전을 1점차로 내주고 2차전을 잡은 뒤 기세를 이어갔다. 올해는 1차전을 2-3으로 내준 뒤 2차전 7-2 승리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LG 신민재는 “지난해와는 분명 다른 시리즈”라면서도 “다만 긴장도가 더 높은 시리즈를 치러봤으니 경험적 측면에선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올해 KT에는 확률도, 역사도 무의미했다. 이미 WC 결정전에서 4위 두산 베어스를 꺾고 포스트시즌(PS) 역사를 바꿔놓았기 때문이다. WC 결정전이 도입된 2015년 이후 지난해까지는 4위를 따돌리고 준PO에 오른 5위가 없었다. 더욱이 역대 준PO에서 1승1패로 맞서던 하위팀이 3차전을 잡고 PO까지 오른 사례도 2차례(2005·2017년)나 있다. KT 손동현은 “WC 결정전에서도 우리가 올라갈 확률이 0%라고 했지만, 불가능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LG와 KT 모두 3차전에선 작은 플레이 하나에도 신경 쓰겠다는 의지다. 6일 2차전에서처럼 흐름을 뒤바꾸는 실책이 나와선 곤란하다는 얘기다. 이강철 KT 감독은 2차전의 향방을 바꾼 3회말의 연속 실책 3개를 되짚기도 했다. 그는 “실책 하나에 흐름이 바뀌었다. (3차전에선) 잘 준비해 나오겠다”고 다짐했다. 염경엽 LG 감독도 “2차전에선 상대 실수에 도움을 받은 입장이지만, 큰 경기에선 단 한 번의 실수가 결과에 큰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