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박영현이 9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LG와 준플레이오프 4차전 8회초 위기를 무실점으로 막은 뒤 주먹을 불끈 쥐며 기뻐하고 있다. 수원|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KT 위즈 우완투수 박영현(21)은 프로 3년차에 마무리투수로 우뚝 설 만큼 팀의 현재이자 미래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아직 20대 초반에 불과하지만, 올해 가을야구 무대에서도 결정적 활약을 펼치며 팀의 핵심 투수다운 위력을 계속 떨치고 있다.
박영현은 9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PS)’ LG 트윈스와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선승제) 4차전에서 무려 3.1이닝을 책임지며 무안타 3탈삼진 무실점의 완벽투로 팀의 연장 11회말 6-5 끝내기 승리를 이끌었다. 8회초 2아웃 상황부터 마운드에 오른 그는 11회초까지 깔끔하게 임무를 완수했다.
박영현은 “한 이닝, 한 이닝을 잘 막자는 생각으로 공을 던진 게 잘 통해 긴 이닝을 끌어갈 수 있었다. 원래는 1.1이닝을 최대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2~3이닝을 갈수록 밸런스가 잡히고 공도 괜찮아져서 코치님께 스스로 계속 던지겠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밝혔다.
KT 심우준이 9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LG와 준플레이오프 4차전 연장 11회말 2사 만루서 끝내기 안타를 친 뒤 기뻐하고 있다. 수원|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이날 KT는 박영현이 연장까지 마운드를 철벽같이 지킨 가운데, 심우준이 11회말 2사 만루 찬스에서 끝내기 내야안타를 날려 6-5로 이겼다. 박영현은 예비 프리에이전트(FA)인 선배 심우준에게 남다른 표현으로 감사함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심우준이 팀에 계속 필요하다고 생각하나’란 취재진의 질문에 “당연히 무조건 필요하다. 오늘(9일) 경기를 보지 않았나”라며 활짝 웃었다. 이어 “(심)우준이 형이 없었으면 이기지도 못했다. 해결사 덕분에 이겼다. 내가 평소에 형을 굉장히 좋아한다. 유격수 쪽으로 공이 가면 ‘무조건 아웃’이란 생각이 있다. 너무 믿음직스럽다”고 덧붙였다.
박영현은 9일 4차전에서 35개의 공을 던졌다. 정규시즌이라면 단 하루 휴식을 취한 뒤 11일 펼쳐질 5차전에는 등판하지 않는 게 정석이다. 하지만 그는 투지 넘치는 모습을 보였다. 박영현은 “나는 5차전도 준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팀 승리의 발판을 꼭 마련하고 싶다. 간절한 마음을 가지고 5차전에 임할 수 있게 몸 관리를 잘하겠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역사를 만드는 것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박영현은 “우리는 0% 확률(준PO 3차전 패배팀의 PO 진출 확률 0%)을 깨야 한다. 하지만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도 5위로 준PO에 진출해 최초의 기록을 만들었다. 이렇게 된 이상 이번에도 꼭 이겨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