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국가대표팀 공격수 오세훈(왼쪽)이 15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라크와 2026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홈 4차전에서 전반 막판 선제골을 터트린 뒤 이강인의 축하를 받고 있다. 둘은 ‘젊어진’ 대표팀의 주축이다. 용인|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한국축구의 최대 화두 중 하나는 ‘세대교체’다. 신선한 피를 제때 수혈하지 못한 여파다.
사상 2번째 원정 16강 진출을 달성한 2022카타르월드컵 당시 대표팀의 평균 연령은 28.2세로, 역대 월드컵 참가 선수단 중 1954년 스위스대회에 이어 2번째로 높았다. 9월 재출항한 ‘홍명보호’도 딱히 다르지 않았다. 팔레스타인~오만을 상대한 2026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B조 1, 2차전을 위해 소집된 대표팀의 평균 연령은 무려 만 29.7세였다.
이런 흐름이 지속된다면 2년 뒤 월드컵 본선에선 정말 30대 초반의 팀이 꾸려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 때문에 축구계에선 “강제적으로라도 노장들을 조금씩 배제하고 실력이 조금 부족해 보여도 영건 위주로 팀을 재편해야 한다. 아시아에 배정된 본선 티켓이 8.5장으로 늘어났으니, 지금이라도 꾸준히 A매치 기회를 부여해 실력을 쌓게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10월 재소집된 ‘홍명보호’는 조금 다르다. 오랜 시간 한국축구에 헌신해온 중앙수비수 김영권(34)과 중앙미드필더 정우영(35·이상 울산 HD)에 이어 1992년생 주장 손흥민(토트넘)마저 부상으로 빠진 대표팀은 확 젊어졌다. 홍명보 감독은 손흥민 대신 홍현석(25·마인츠)과 배준호(21·스토크시티)를 선택하고, 센터백으로는 김주성(24·FC서울)을 넣었다. 또 중원에는 백승호(27·버밍엄시티)와 권혁규(23·히버니언)를 호출했다.
그 결과 11일(한국시간) 요르단, 15일 이라크와 최종예선 3, 4차전을 치른 대표팀의 평균 연령은 27.5세가 됐다. 여전히 스트라이커 주민규(34·울산), 골키퍼 김승규(34·알샤밥), 조현우(33·울산) 등 30대 고참들이 적지 않아도 ‘손흥민 제외’가 오히려 월드컵 본선을 향한 세대교체를 가속화한 모양새가 됐다.
어린 대표팀의 분위기나 전력도 나쁘지 않다. 더 빠르고 더 유기적인 패턴 플레이로 좋은 장면을 적잖이 만들었다. 부상에서 회복된 손흥민이 11월 복귀해도 큰 틀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임시 주장을 맡았던 김민재(28·바이에른 뮌헨)는 “소통이 잘 이뤄진다. 어린 선수들을 위해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주려 했고,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용인|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