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에이스 원태인이 15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LG와 PO 2차전에 선발등판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대구|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원태인! 원태인!”
삼성 라이온즈 에이스 원태인(24)은 15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펼쳐진 ‘2024 신한 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PS)’ LG 트윈스와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 2차전에 선발등판해 6.2이닝 7안타 2볼넷 3탈삼진 1실점으로 역투한 뒤 3루 관중석을 향해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 이날 구장을 가득 메운 삼성 팬들은 원태인의 이름을 연호했고, ‘90도 인사’를 받고는 더 크게 환호했다.
마침내 아픈 기억을 씻었다. 3년 전 못다 이룬 꿈을 이뤘기 때문이다. 2021년 두산 베어스와 PO 2차전으로 PS 데뷔전을 치른 원태인은 당시 정규시즌 14승7패, 평균자책점(ERA) 3.06으로 역투하며 삼성을 2위로 이끌었다. 그러나 PS에선 선발등판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1차전 패배 탓에 탈락이 결정될 수 있는 2차전을 맞아 당시 삼성 벤치는 선발투수 2명을 잇달아 내세우는 전략을 꺼내 들었다. 구원등판한 원태인은 1.1이닝 2안타 3사사구 2실점에 그쳤다.
삼성 에이스 원태인이 15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LG와 PO 2차전 7회초 2사 후 마운드를 내려오면서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대구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3년 후 원태인은 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로 성장했다. 올 정규시즌 15승(6패)으로 다승왕에 오른 그는 다시 한번 삼성을 2위에 올려놓고는 PS에서 만회를 별렀다. 그는 “3년 동안 나 역시 성장했다”며 “올해 PO에서 꼭 좋은 투구를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이날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까지 작성하며 자신의 PS 첫 승을 거뒀다. 삼성은 LG에 10-5 승리를 거두고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 진출까지 1승만을 남겼다.
원태인에게는 3년 전 첫 PS와 달리 이날 등판이 끝이 아니다. 앞으로 펼쳐질 경기가 많다. 향후 경기에서 한층 더 좋은 투구를 펼칠 수 있다는 희망까지 낳았다. 이날 직구는 최고 시속이 150㎞에 이를 만큼 힘이 넘쳤다. 여기에 커터,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 등 4개 구종을 섞어서 LG 타선을 요리했다. 경기 초반에는 직구의 힘을 앞세웠고, 상대 타선이 한 바퀴 돈 뒤에는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활용해 투구 패턴을 바꾸기까지 했다. 또 스트라이크존 몸쪽과 바깥쪽을 자유롭게 파고드는 제구력까지 발휘하며 LG 타선을 무력화했다.
대구|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