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외국인선수 투트쿠(왼쪽 2번째)가 29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페퍼저축은행과 1라운드 홈경기에서 득점한 뒤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인천|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흥국생명이 개막 3연승을 달렸다.
흥국생명은 29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1라운드 홈경기에서 페퍼저축은행을 세트스코어 3-1(23-25 27-25 25-20 25-15)로 꺾었다. 간판스타 김연경(20점·공격 성공률 43.59%), 외국인선수 투트쿠(24점·38.00%), 김다은(12점·57.14%)이 이룬 삼각편대가 강력했다. 흥국생명은 19일 수원 현대건설전부터 개막 3연승을 신고했다.
페퍼저축은행은 까다로운 상대였다. 외국인선수가 없는데도 국내 선수와 아시아쿼터 선수 장위가 팀워크를 발휘했다. 공교롭게 이날 구단은 기존 외국인선수 자비치를 교체하겠다고 발표했다. 단, 새 외국인선수 프리카노는 비자 발급 등 행정 절차를 밟느라 합류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페퍼저축은행 장소연 감독은 “당장 외국인선수가 없지만, 다르게 볼 때 (결과에) 부담이 크지 않을 수 있다”며 “팀워크를 발휘해달라”고 주문했다. 실제로 박정아, 이한비, 박은서, 장위 등 4명이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며 남다른 조직력을 보여줬다.
흥국생명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에게는 상대의 전력에 변화가 있다는 게 달갑지만은 않았다. 외국인선수 부재는 상대팀 입장에서 반가울 수 있다. 그러나 장 감독처럼 아본단자 감독 또한 역으로 생각했다. 상대 전력이 약해졌다고 평가받는 경기에서 이기지 못해 도마 위에 오른 경험 때문이었다. 그는 “(페퍼저축은행이) 비시즌 동안 잘 보강해 강해졌는데, 오늘(29일)처럼 팀 전력에 변화가 있는 날 우리 결과가 좋지 않은 적이 꽤 있어서 걱정이기는 하다. 그렇지만 이 역시 잘 이겨내보겠다”고 말했다.
실제 경기 내용 역시 일방적이진 않았다. 흥국생명은 조직력을 앞세운 페퍼저축은행과 내내 엎치락뒤치락하다 1세트를 내줬다. 페퍼저축은행은 리시브 효율(38.10%)에서 흥국생명(17.39%)을 크게 앞섰다. 랠리에서 밀리지 않는 뒷심도 돋보였다.
2세트 역시 다르지 않았다. 몹시 팽팽했다. 흥국생명은 24-25에서 투트쿠(퀵오픈)~김다은(블로킹)의 2연속득점으로 세트 포인트를 만든 뒤 상대 공격 범실로 힘겹게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2세트를 기점으로 분위기가 기울었다. 흥국생명은 3세트를 손쉽게 따내더니 4세트까지 기세를 이어갔다. 3세트는 흥국생명이 초반에 잡은 리드를 끝까지 지키는 양상이었다. 이어 4세트에는 김다은이 19-14에서 6연속서브로 페퍼저축은행 진영을 크게 흔들었다. 이 사이 피치, 김연경이 꾸준히 득점해 승부를 갈랐다.
인천|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