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의 팀’ OK저축은행이 찾은 해법은 날개 공격수들의 화력

입력 2024-10-30 16: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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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저축은행 오기노 감독은 지난 시즌 수비배구를 앞세워 팀을 챔피언 결정전으로 이끌었다. ‘도드람 2024~2025 V리그’ 개막 후 2연패를 당했지만, 팀의 수비를 향한 믿음을 보였다. 여기에 화력이 강해지자 29일 KB손해보험전 3-1 승리로 첫 승을 거뒀다. 사진제공|KOVO

OK저축은행 오기노 감독은 지난 시즌 수비배구를 앞세워 팀을 챔피언 결정전으로 이끌었다. ‘도드람 2024~2025 V리그’ 개막 후 2연패를 당했지만, 팀의 수비를 향한 믿음을 보였다. 여기에 화력이 강해지자 29일 KB손해보험전 3-1 승리로 첫 승을 거뒀다. 사진제공|KOVO


V리그 남자부 OK저축은행은 지난 시즌 오기노 마사지 감독(일본) 체제에서 수비배구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8시즌 만에 오른 챔피언 결정전에선 대한항공을 넘지 못했지만,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

이색적인 시스템이었다. 안전한 서브로 서브 범실을 줄이되, 상대의 안정적 리시브와 세트에 이은 반격은 세밀한 블로킹과 디그 시스템으로 극복했다. 오기노 감독은 “우리는 사이드아웃(상대 서브 상황에서 서브권을 가져오는 것)을 끌어내기 힘들어 범실 관리와 블로킹에 신경 썼다”고 설명했다.

챔피언 결정전 준우승은 분명히 큰 성과였지만, 주변에선 ‘도드람 2024~2025 V리그’ 개막을 앞두고 OK저축은행을 향해 기대보다는 우려를 더 많이 드러냈다. “안전한 서브만 구사하는 배구에는 한계가 있다. 경기를 주도하지 못하고 끌려다닐 수밖에 없다”는 시각이 대부분이었다.

우려가 현실이 되는 듯했다. 비시즌 경남 통영에서 열린 ‘2024 통영-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KOVO컵)’에서 OK저축은행은 1승2패에 그쳤다. 올 시즌 개막 후에도 대한항공(1-3 패)~현대캐피탈(0-3 패)을 맞아 잇달아 무너졌다. 특유의 수비는 건재했지만, 창끝이 무뎌진 게 원인이었다.

그러나 사령탑은 팀을 믿었다. 개막 2연패에도 “블로킹과 디그는 괜찮다”고 선수들을 독려했다. 다행히 29일 안산상록수체육관에서 벌어진 KB손해보험과 홈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로 승리하며 분위기를 바꾸는 데 성공했다. 앞서 대한항공~현대캐피탈을 상대로 40.40%에 그쳤던 공격 성공률이 이날은 50.40%로 상승하면서 창끝이 날카로워진 덕분이다.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 루코니(이탈리아·1점·공격 성공률 33.33%)의 퍼포먼스는 여전히 실망스러웠지만, 양 날개의 공격력은 인상적이었다. 차지환(26점·55.81%)-신호진(19점·51.43%) 듀오가 외국인 공격수 못지않은 활약을 보여줬다. 수비가 뒷받침된 상황에서 화력에 강점이 있는 이들이 힘을 내자, 승리를 거머쥘 수 있었다.

오기노 감독도 이제는 공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승리 후에도 블로킹과 디그 시스템을 되돌아봤지만, 결국 공격이 터져야 한다는 진단을 내렸다. 그는 “수비 이후 토스가 불안했지만, 나머진 괜찮았다. 공격이 오늘처럼 터져주면 된다”고 밝혔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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