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이 창단 11년 만에 K리그1 승격에 성공했다. 2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부천과 ‘하나은행 K리그2 2024’ 38라운드 원정경기에서 0-0으로 비겨 우승을 확정한 뒤 기뻐하는 안양 선수단.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FC안양이 창단 11년 만에 K리그1 승격에 성공했다. 초보 사령탑 유병훈 감독(48)과 초대 사령탑 출신 이우형 테크니컬 디렉터(58)가 합작한 새 역사다.
안양은 2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부천FC와 ‘하나은행 K리그2 2024’ 38라운드 원정경기에서 0-0으로 비겼다. 18승8무9패, 승점 62의 안양은 남은 1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K리그2 우승과 함께 K리그1 다이렉트 승격을 확정했다. 12승13무10패, 승점 49의 부천은 8위에 머물렀다.
2013년 창단 이후 줄곧 K리그2에서 경쟁한 안양은 이번 승격으로 새 역사를 썼다. 플레이오프(PO)를 처음으로 경험한 2019시즌 이후 꾸준한 투자와 선수 발굴로 승격에 도전했지만, 좀처럼 K리그1과 인연이 닿지 않았다. 번번이 승격에 실패하는 사이 경쟁력 있는 선수들의 유출이 잇따랐다. 황문기(강원FC), 맹성웅, 모재현(이상 김천 상무), 박재용, 안드리고(이상 전북 현대), 정민기(수원FC), 백성동(포항 스틸러스) 등이 떠나면서 전력을 꾸준히 유지하기 힘들었다. 시즌 초반에만 반짝하는 ‘용두사미’를 되풀이했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위기를 기회로 바꿨다. 개막에 앞서 사령탑이었던 이 디렉터의 보직을 변경했고, 그의 밑에서 수석코치로 활약했던 유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일각에선 초보 사령탑인 유 감독이 안양을 승격시키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지만, 6월 2일 이후 줄곧 선두 자리를 지키며 끝내 웃었다.
꽃봉오리처럼 모아졌다 펴지길 반복하며 상대를 혼란스럽게 하는 ‘꽃봉오리 축구’는 유 감독의 트레이드마크다. 이 같은 축구를 실전에서 구현하고자 유 감독과 이 디렉터가 머리를 맞대고 선수 영입과 기용 등을 논의한 덕분에 오늘의 안양이 만들어졌다.
이제 2025시즌 K리그1에 걸맞은 전력을 구축해야 한다. 유 감독은 “최근 암 판정을 받고도 팀을 향해 응원을 아끼지 않은 아내와 노상래 선수단 매니저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 디렉터 역시 “최근 수 시즌 동안 팀의 예산이 크게 변하지 않았다. 1부에서 꾸준히 잔류할 수 있도록 안양시와 재정 확보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