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 박혜진(왼쪽)과 김소니아. 사진제공|WKBL
부산 BNK 썸은 ‘하나은행 2024~2025 여자프로농구’에서 선두(7승1패)를 질주 중이다. 지난 시즌 최하위(6승24패)로 자존심을 구겼던 모습은 온데간데없다. 경기당 54.3점만을 내준 강력한 수비와 리바운드가 일품이다.
BNK는 지난 시즌 최다실점 2위(평균 71점)였다. 베스트5의 의존도가 워낙 높았던 까닭에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체력 부담이 커졌다. 그렇다 보니 지금과 같은 강력한 수비를 보여주지 못했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자유계약선수(FA)로 영입한 가드 박혜진(34·179㎝)과 포워드 김소니아(31·177㎝)가 쉴 틈 없이 움직이며 실점을 줄여주고, 빠른 공격을 통해 득점 확률을 높여주고 있다. 패스가 주무기인 안혜지의 3점슛 성공률이 34.5%로 지난 시즌(26.1%)보다 크게 오른 덕분에 공격 전개가 한층 더 수월해진 측면도 있다.
박혜진과 김소니아는 올 시즌 BNK 상승세의 주역이다. 2명 모두 엄청난 활동량을 자랑한다. 박정은 BNK 감독이 박신자컵 때부터 이들의 영입이 팀 전체에 긍정적 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기대했던 이유다.
그 기대에 걸맞은 활약을 보이고 있다. 이들의 활동량은 팀 전체의 에너지 레벨을 끌어올렸다. 이는 수비력의 업그레이드로 이어졌다. 실점을 최소화하니 이기는 경기는 늘었다. 강력한 수비를 펼치는 동시에 공격에도 앞장서니 상대팀으로선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다. 가드 안혜지(13.63점)와 이소희(12.38점)도 평균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고 있다. 그만큼 공격 루트가 다양해졌다.
개인 성적 역시 훌륭하다. 박혜진은 올 시즌 평균 12.88점·9.1리바운드·3.6어시스트·1.9스틸을 기록 중이다. 김소니아도 평균 11.75점·9.5리바운드·3.5어시스트·1.3스틸을 올리고 있다. 2명 모두 8경기에서 평균 37분9초씩 뛰었다. 베테랑임에도 코트에서 모든 것을 쏟아내니 동료들도 절대적으로 따를 수밖에 없다. 또 일본인 아시아쿼터 이이지마 사키의 빠른 적응을 돕는 등 경기 외적인 측면에서도 팀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BNK는 팀의 약점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움직였고, 박혜진과 김소니아는 강점을 완벽하게 살렸다. 팀도 전례 없는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만하면 이상적인 FA의 표본이다. “나는 말보다 행동으로 보이는 걸 좋아한다”는 김소니아의 말은 허언이 아니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