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이청용(오른쪽)이 26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ACLE 리그 스테이지 5차전 홈경기 도중 상하이 포트 수비수 리슈아이와 볼을 다투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K리그1 챔피언이 아시아클럽대항전에서 전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울산 HD가 2024~2025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5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김판곤 감독이 이끄는 울산은 26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상하이 포트(중국)와 대회 동아시아지역 리그 스테이지 5차전 홈경기에서 수적 우위를 살리지 못한 채 1-3으로 패했다. 아르헨티나국가대표 출신 상대 미드필더 바르가스에게 해트트릭(전반 11·23분, 후반 38분)까지 허용했다. 울산은 후반 28분 주민규의 대회 첫 골로 영패를 모면했다.
상하이 포트는 2승1무2패, 승점 7로 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반면 무기력한 패배를 되풀이한 울산은 다음 달 4일 상하이 선화(중국)와 원정경기를 포함한 남은 3경기에서 다 이겨도 자력 16강 진출은 어려워졌다.
한국과 중국 챔피언의 격돌이었다. 울산은 K리그1 3연패에 성공했고, 상하이 포트는 자국 슈퍼리그에 이어 FA컵까지 우승해 더블(2관왕)을 달성했다. 울산도 3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포항 스틸러스와 코리아컵(FA컵) 결승전에서 승리하면 더블을 완성한다.
경기 전 김 감독은 “리그 우승팀의 품격을 증명하고 싶다”며 필승 의지를 드러냈으나, 출발부터 상황이 꼬였다. 국가대표 수문장 조현우가 컨디션 난조로 엔트리에서 빠졌다. 전날(25일) 훈련까지 소화했으나, 실전은 무리였다. 코리아컵 결승을 위해 주전 수문장에게 휴식을 주고 조수혁을 투입했다.
하지만 조현우의 공백은 너무 컸다. 울산은 대표팀 골잡이 주민규와 풀백 이명재, 베테랑 수비수 김영권 등 사실상 베스트 라인업을 구축해 전반 초반 맹공을 퍼부었으나, 운이 따르지 않았다. 오히려 상대에게 역습을 허용해 연속으로 실점하면서 일찌감치 백기를 들고 말았다.
잇따른 실책이 뼈아팠다. 바르가스의 첫 골은 오른쪽 측면에서 볼을 빼앗겨 내줬고, 추가골도 중앙 미드필더 고승범의 패스 미스에서 비롯됐다. 전반 31분 상대 중앙수비수 리앙이 레드카드를 받아 수적 우위를 점한 울산은 후반전에 야고와 아타루를 투입한 뒤 1골을 따라붙었으나, 허무한 추가 실점으로 무너졌다.
울산|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