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김연경(왼쪽 끝)과 투트쿠가 10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페퍼저축은행과 홈경기 도중 득점한 뒤 서로 끌어안고 기뻐하고 있다. 인천|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왕좌 탈환’을 꿈꾸는 흥국생명의 기세가 무섭다.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정규리그 1, 2라운드를 전승으로 장식한 데 이어 3라운드 첫 경기도 잡고 개막 13연승을 질주했다.
흥국생명은 10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벌어진 홈경기에서 페퍼저축은행을 세트스코어 3-0으로 완파했다. 2007~2008시즌 달성한 구단 역대 최다연승과 타이를 이룬 흥국생명은 이제 신기록을 바라본다. 또 현대건설이 2021~2022, 2022~2023시즌 달성한 V리그 여자부 단일시즌 최다 15연승에도 도전한다.
페퍼저축은행전에서 흥국생명의 경기력은 완벽에 가까웠다. 쌍포 김연경(17점)과 투트쿠(18점)가 막강 화력을 뽐냈고, 또 다른 날개 공격수 정윤주도 9점을 거들었다. 팀 범실은 9개에 불과했다.
그러나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이탈리아)은 문제점부터 짚었다. “최근 경기 초반부가 좋지 않다. 오늘도 1세트 이후 리듬을 찾았다. 직전 경기(IBK기업은행전)는 3세트부터 좋아졌다.”
실제로 흥국생명은 이날 경기 1세트에 고전했다. 1~2점차 시소게임 양상이었다. 그러나 높은 공격 집중력으로 듀스 상황을 빠르게 마무리한 뒤 상승세를 2, 3세트에도 유지하며 연승을 이어갔다.
그럼에도 아본단자 감독은 “(연승은) 잊겠다. 다음 경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선수단이 느슨해지는 것을 막겠다는 의지다.
그리스, 불가리아, 이탈리아 여자배구대표팀은 물론 페네르바체(튀르키예) 등 프로팀에서도 지도력을 인정받은 아본단자 감독은 ‘완벽한 배구’를 추구한다. 결과 못잖게 내용 면에서도 만족할 수 있는 경기를 원한다.
여기에 ‘양질의 경기력’을 위해 컨디션 관리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체력이 뒷받침되고 몸이 좋아야 좋은 플레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올 시즌 흥국생명은 흔들리지 않는다. 위기에서 주저앉지 않는다.
하지만 흥국생명은 여전히 배가 고프다. ‘배구여제’ 김연경은 “개개인이 경기를 대하는 태도와 자세가 좋아졌고, 집중도가 달라졌다”면서도 “어떻게 해야 더 좋아질지 서로 돕고 대화한다”고 밝혔다. 아시아쿼터 미들블로커(센터) 피치도 “우리는 더 발전할 여지가 많다”며 의지를 다졌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