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찬. 스포츠동아 DB
2024시즌이 끝난 뒤 개장한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승인 선수 20명 중 6명은 여전히 미계약자로 남아있다. 투수 이용찬(35), 임기영(31), 문성현(33), 내야수 하주석(30), 서건창(35), 외야수 김성욱(31)이다. 이들 중에서도 원소속구단으로부터 계약조건을 받은 선수의 처지는 그나마 낫다. 갈 곳이 있다는 것 자체로 심리적 안정감은 그렇지 않은 선수들과 비교해 천양지차다.
베테랑 우완투수 이용찬은 원소속구단 NC 다이노스로부터 계약 조건을 전달받았다. 야구계 관계자에 따르면, 이용찬은 FA 시장 개장 이후 구단과 2차례 만났다. NC 구단은 이용찬에게 필요성을 역설했고, 계약 조건도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용찬이 이 조건을 받아들이면 계약이 성사된다. 아직 구단과 협상조차 하지 못한 선수들도 있기에 이용찬은 그래도 사정이 나은 편이다.
이용찬은 KBO리그에서 경쟁력이 충분한 투수로 꼽힌다. 선발과 마무리를 모두 경험했고, 통산 557경기에서 64승69패173세이브9홀드, 평균자책점(ERA) 3.85의 성적을 거뒀다. 선발투수로는 2012년 10승, 2018년 15승을 거두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첫 번째 FA 자격을 얻은 2020시즌 이후 팔꿈치 수술 여파로 2021년 5월에야 NC와 3+1년 최대 27억 원에 계약했고, 지난해까지 3년간(2021~2023년) 마무리투수로서 158경기에 등판해 8승10패67세이브3홀드, ERA 2.89로 역투했다. NC의 투자 역시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올해 57경기에선 3승9패16세이브2홀드, ERA 6.13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2번째 FA 자격 취득을 앞두고 부진했던 탓에 2025시즌 이후 재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그러나 이용찬은 시장을 택했다. 인적 보상이 발생하는 B등급 FA인 까닭에 이적은 쉽지 않은데, 올해 마운드 붕괴로 어려움을 겪었던 NC에는 분명 이용찬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NC는 이용찬이 잔류하면 선발투수로 활용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
이용찬은 최근 3년간 직구와 스플리터 위주로 투구했다. 올해 직구 평균 구속은 145.4㎞였다. 정타를 허용하는 비율이 올라가면서 단조로운 투구 패턴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지만, 기존에 자주 던졌던 커브와 슬라이더의 감각을 되찾으면 충분히 위력적일 수 있다는 기대가 깔려있다. 실제로 선발투수로 15승을 따냈던 2018년에도 직구와 투심패스트볼, 슬라이더, 커브, 스플리터 등 다양한 구종을 앞세웠다. NC 역시 이용찬이 좋았을 때의 모습을 기억하고 계약 조건을 건넸다. 이제 선택은 이용찬의 몫이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