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은 24일 한국도로공사와 원정경기에서 셧아웃 패배를 당해 3연패에 빠졌다. 사진제공|KOVO
개막 14연승을 질주했던 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이 3연패에 빠지며 선두 자리를 위협받는 처지가 됐다.
흥국생명은 24일 한국도로공사와 원정경기에서 셧아웃 패배를 당했다. 간판스타 김연경이 양 팀을 통틀어 가장 많은 17점을 뽑았지만, 혼자서는 역부족이었다. 이날 공격 점유율에서 김연경(35.29%)과 비중을 나눈 날개 공격수 정윤주(31.37%)는 결정력과 범실 관리에서 미흡함을 드러냈다. 이로써 흥국생명은 17일 정관장과 홈경기부터 3연패에 빠졌다.
부상자가 잇따르고 있다. 외국인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 투트쿠는 17일 경기 도중 왼 무릎을 다쳐 전열에서 벗어난 상태다. 설상가상으로 24일 경기에는 주전 리베로 신연경이 컨디션 난조, 아시아쿼터 미들블로커(센터) 피치가 햄스트링 통증 탓에 출전하지 못했다. 모두 올 시즌 흥국생명이 중시하는 블로킹, 리시브, 디그를 도맡는 선수들이다. 수비가 안정적이지 못하니 공격 전개가 매끄러울 수 없었다.
줄부상 이후 또 다른 문제점도 나타났다. 주전과 백업의 격차가 크다.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은 “백업 선수에게는 기회”라며 분발을 바랐다. 그러나 김연경에게 부하가 쏠리는 현상만 되풀이했다. 수비도 마찬가지였다. 신연경을 대신한 도수빈이 리시브(효율 14.29%)에서 도로공사의 집중 공세를 이겨내지 못했다. 높이 또한 다르지 않았다. 도로공사를 상대로 흥국생명은 블로킹을 고작 2개밖에 성공하지 못했다.
위기 극복이 절실하다. 흥국생명은 승점 40(14승3패)으로 여전히 1위다. 다만 최근 3연패 탓에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 개막 이후 약 2개월 동안 연승행진을 펼치다가 불과 일주일 만에 위태로운 선두가 됐다. 대권에 도전하려면 하루바삐 전열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
다행히 긍정적 요소도 있다. 남은 정규리그 3라운드 일정이 비교적 여유롭다. 28일 GS칼텍스와 홈경기 이후 내년 1월 6일까지는 올스타 휴식기다. 체력 보충은 물론 복귀 전력의 합류를 기대할 수 있는 시간이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