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 선수들이 25일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벌어진 대한항공과 ‘도드람 2024~2025 V리그’ 남자부 3라운드 홈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 완승을 거둔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제공|KOVO
V리그 남자부 선두 현대캐피탈이 8연승을 내달렸다. 2위 대한항공과 격차를 더욱 벌리며 1강의 입지를 굳건히 다졌다.
현대캐피탈은 25일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벌어진 대한항공과 ‘도드람 2024~2025 V리그’ 3라운드 홈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25-16 25-19 25-21)으로 이겼다. 이날 맞대결에 앞서 현대캐피탈 필립 블랑 감독과 대한항공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은 한 목소리로 서브 에이스, 리시브 효율, 블로킹을 강조했는데, 결국 모든 면에서 앞선 현대캐피탈(5개·31.82%·12개)이 대한항공(2개·27.87%·5개)을 손쉽게 제압했다.
이로써 8연승을 챙긴 선두 현대캐피탈(15승2패·승점 43)은 2위 대한항공(11승6패·승점 35)을 더욱 멀찌감치 밀어내고 독주 체제를 갖췄다. 2연승에서 멈춘 대한항공은 사상 첫 정규리그-챔피언 결정전 통합 5연패 도전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크리스마스에 펼쳐진 1, 2위의 맞대결이라 큰 관심을 모았다. 유관순체육관은 올 시즌 처음 매진(3600석)됐고, 한국배구연맹(KOVO)의 온라인 예매 서버가 다운될 정도였다. 양 팀 사령탑도 모두 이날 맞대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블랑 감독은 “상대의 공격 옵션을 제한할 수 있는 서브와 사이드 아웃(서브권 획득)에 큰 신경을 썼다”고 밝혔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선수들에게 현대캐피탈의 서브에 대응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충분히 설명했다”고 말했다.
뚜껑을 열어보니 현대캐피탈의 집중력이 한 수 위였다. 현대캐피탈 외국인 주포 레오는 19점, 공격 성공률 64.00%로 펄펄 날았고, 허수봉(13점·33.33%)도 서브 에이스 3개-블로킹 3개-후위 공격 4개로 트리플 크라운(서브 에이스·블로킹·후위 공격 각 3개 이상)을 달성하며 팀 승리에 앞장섰다. 대한항공에선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린 선수가 전무했던 가운데 외국인 선수 막심(5점·20.00%)과 아레프(2점·40.00%)마저 침묵하는 바람에 제대로 힘 한번 써보지 못했다.
수비의 차이 또한 컸다. 현대캐피탈은 경기 내내 강서브로 대한항공 리베로 곽승석을 공략했다. 그러나 이날 곽승석은 리시브 효율 0%로 부진했다. 반면 현대캐피탈은 리베로 박경민이 리시브 효율 55.56%로 선전한 덕분에 승리할 수 있었다.
현대캐피탈은 3세트 만에 가볍게 승부를 갈랐다. 3세트 시작과 동시에 6점을 내주며 잠시 흔들렸지만, 순식간에 6점을 뽑아내며 선두다운 경기력을 과시했다. 결국 3세트에 마침표를 찍었다. 22-21에서 레오의 퀵오픈 공격으로 승기를 잡은 데 이어 24-21에서 대한항공 정지석의 퀵오픈 공격 범실로 승리를 낚았다. 경기 후 블랑 감독은 “블로킹, 수비, 반격 과정 모두 완벽했다. 선수들이 내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준 것 같아 기쁘다”며 웃었다.
천안|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