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김강률이 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년 LG 트윈스 신년 인사회’를 마친 뒤 새 유니폼을 입고 웃고 있다. 잠실|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2025년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쌍둥이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우완투수 김강률(37)은 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년 LG 트윈스 신년 인사회’에 참석했다. 잠실구장을 함께 쓰는 친정팀 두산 베어스를 떠나 옆집으로 이사한 것이다. 행사를 마친 뒤 그는 “왔다 갔다 하며 자주 봤던 얼굴들이 LG에 많다. 왼쪽(LG 라커룸), 오른쪽(두산 라커룸)만 다른 것 같다”며 “두산 타자들을 상대로 공을 던지는 상상을 해봤는데, 몇 명은 웃음이 날 것 같기도 하다”고 이적 소감을 밝혔다.
LG와 두산은 ‘한 지붕 두 가족’으로 잠실 라이벌이다. 선수 교류가 많지 않았던 시절도 있었으나, 최근 10년간은 다른 양상이다. FA, 2차 드래프트, 트레이드 등을 통해 유니폼을 바꿔 입은 선수들이 적지 않다. 라이벌팀으로 이적을 통해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은 사례도 제법 된다.
두산 출신인 김현수(37)는 메이저리그(MLB) 진출 이후 KBO리그로 복귀하면서 LG 유니폼을 입었다. 이후 LG 라커룸의 리더가 됐고, 팀의 훈련문화까지 바꿔놓았다. 육성선수로 두산에서 출발한 내야수 신민재(29)는 방출된 이후 2019년 LG에서 다시 기회를 얻었다. 최근 2년간 주전 2루수로 활약했다.
LG 함덕주(30)와 두산 양석환(34)은 2021년 2대2 트레이드로 유니폼을 바꿔 입었다. 함덕주는 꾸준한 활약을 펼치진 못했으나, LG가 정규시즌-한국시리즈(KS) 통합우승을 차지한 2023년 불펜에서 역투를 거듭했다. 양석환은 두산으로 이적한 이후 매 시즌 20홈런 이상을 때리며 중심타선을 이끌고 있다. 둘은 LG, 두산과 FA 계약까지 체결하며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2023시즌 후 2차 드래프트를 통해 LG에서 두산으로 옮긴 김기연. 그는 2024시즌 백업 포수로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스포츠동아DB
2023시즌 후 2차 드래프트를 통해 LG에서 두산으로 옮긴 포수 김기연(28)은 2024년을 커리어 하이로 장식했다. 출전 기회가 늘어나자, 잠재력을 터트렸다. 지난해 95경기에서 타율 0.278, 5홈런, 31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14로 주전 안방마님 양의지의 든든한 백업 멤버로 자리 잡았다.
이제 그 배턴을 김강률이 이어받는다. LG는 지난 시즌 내내 고민이었던 불펜을 보강하기 위해 FA 김강률을 붙잡았다. 3+1년 최대 14억 원의 조건이다. 김강률은 새 시즌 LG 필승조의 한 자리를 책임져야 한다. 그는 “내가 LG 유니폼을 입은 이유를 잘 안다. 모두의 바람대로 잘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