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 유준규, 윤준혁, 강민성(왼쪽부터)이 4일 호주 질롱 베이스볼센터에서 수비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KT 위즈
“집중도 높게! 효율적으로!”
KT 위즈는 지난달 26일 호주 질롱 베이스볼센터에 1차 스프링캠프를 차렸다. 이 곳에선 섭씨 30도 안팎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차 캠프는 겨울철 영상 기온을 살짝 웃도는 부산 기장군에서 치렀다. 체감하는 차이가 크다. 질롱은 근육이 빠르게 이완돼 부상 가능성이 작고, 한 시즌을 치를 몸을 만들기에 적합한 기온을 보이고 있다. 이에 이강철 감독은 “날씨가 습하지 않고 몸을 만들기에 좋은 온도”라며 흐뭇해했다.
환경이 달라진 만큼 KT는 훈련 방식에도 변화를 줬다. 이른바 ‘엑스트라 워크’(extra work)를 일과 종료 후 진행하지 않고 점심시간에 앞서 모두 끝내는 게 지난해와 비교해 큰 차이 중 하나다. KT는 낮 시간 추가 훈련을 하기 위해 오전 훈련을 집약적이고 효율적으로 끝내는데, 이게 끝이 아니다. 오후 1시30분을 전후로 투수·야수조가 식사를 마치고는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고, 오후 7시부터 또 다른 훈련조를 구성해 야간 훈련을 진행한다. 이 감독은 “호주는 일몰 시간이 오후 8시30분 안팎으로 늦은 편”이라며 “야간조는 웨이트 트레이닝 후 잠시 쉬다가 밝은 구장에서 다시 집중도 높게 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훈련의 양과 질을 모두 잡고자 하는 이유가 있다. 가장 큰 목적은 ‘육성’이다. 이 감독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저연차 선수 또는 팀 내 핵심 기대주 다수를 스프링캠프 명단에 포함했다. 올해는 천성호, 권동진, 강민성, 윤준혁, 유준규 등 일명 ‘내야 5총사’에 거포 기대주 안현민, 최성민 등 외야 유망주까지 모두 기회를 받았다. 이 중 내야수 5명은 박기혁 수비코치, 박경수 QC코치와 강도 높게 맞춤형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박경수 코치는 “감독님께서 ‘이 선수들이 앞으로 우리 팀을 이끌 선수들’이라고 하셔서 책임감을 갖고 훈련을 돕고 있다”고 밝혔다.
기대주 모두 훈련의 효과를 드러내고 있다. 천성호, 유준규 등 타격에 잠재력이 큰 선수들 또한 공·수·주를 가리지 않고 기량을 보완하려고 노력 중이다. 권동진, 윤준혁 등 발이 빠르고 타격에 재능이 있는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이 감독은 “저연차 선수가 커 가는 과정을 좀 더 보고 싶어서 훈련 집중도와 효율을 모두 높였는데, 집중도를 높이니 기량이 좋아지는 선수가 적잖게 보여서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질롱(호주)|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