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김진욱이 26일 인천 SSG전에 선발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인천|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김)진욱이한테는 마음이 더 좋아지는 경기가 됐을 겁니다.”
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감독은 27일 인천 SSG 랜더스전을 앞두고 ‘어제(26일) 팀의 패배에도 선발 김진욱(23)의 투구는 인상적이었다’는 취재진의 말에 “진욱이가 좋은 투구를 보여줬다”고 동의했다. 26일 시즌 첫 등판에 나선 김진욱은 6이닝 4안타 1홈런 4볼넷 7탈삼진 2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작성했다. 타선의 지원이 단 1점에 그치는 바람에 패전을 떠안은 게 아쉬웠다.
좌완 김진욱의 호투에는 겨우내 갈고 닦은 신무기의 영향도 컸다. 지난해 류현진(한화 이글스)에게 배운 서클체인지업이다. 우타자를 상대할 구종이 약했던 과거와 달리 올해는 서클체인지업 덕분에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다. 실제로 SSG 우타자인 기예르모 에레디아, 하재훈은 이 공을 건드렸다가 범타에 그치거나 헛스윙하기 일쑤였다. 김 감독은 “우타자와 승부에서 굉장히 유리해진 모습이 돋보였다”며 “앞으로는 진욱이를 상대할 우타자들이 생각할 게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욱에게도 시즌 첫 선발등판에서 거둔 성과는 의미가 크다. 애초 그는 지난 시즌을 마친 뒤 병역 의무를 이행하려다 부상(오른쪽 팔꿈치 인대 부분 파열)으로 국군체육부대(상무) 입대를 취소했다. 겨우내 부상 회복에 전념한 뒤에도 쉴 틈이 없었다. 올 시즌의 활약을 발판 삼아 2026아이치·나고야아시안게임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는 “어느덧 팀에 입단한 지도 5년째가 됐다”며 “이제는 결과를 보여드려야 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앞으로가 중요하다. 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 김 감독도 “첫 등판에서 결과도 물론 의미가 있다. (또) 진욱이에게는 마음이 더 좋아지는 경기가 됐을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한 뒤 “진욱이도 이제 야구를 1, 2년 한 것은 아니지 않은가. 한 게임에 만족할 수 없을 것이다. 나 역시 진욱이를 몇 번 더 지켜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며 분발을 당부했다.
인천|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