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과 DB 선수들이 지난달 30일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맞대결 도중 뒤엉켜있다. 이 장면에서만 U 파울 3개, T 파울 4개가 나왔다. KBL은 이와 관련해 3일 재정위원회를 열고 추가 징계를 논의한다. 사진제공|KBL
KBL이 3일 오전 10시 제30기 제11차 재정위원회 개최한다. 심의 안건은 2가지다. 지난달 30일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서울 삼성-원주 DB전 도중 발생한 난투극과 경기 후 인터뷰에서 KBL을 비방한 DB 이관희 관련이다.
이날 경기 도중 이관희는 골밑 공격을 하던 삼성 이원석에게 거친 파울을 범했다. 넘어졌다가 일어난 이원석은 코트에 누운 이관희를 응시하며 다가섰다. 이에 DB 박인웅이 이원석을 강하게 밀치자, 양 팀 선수들 사이에 격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이 장면에서만 언스포츠맨라이크(U) 파울 3개, 테크니컬(T) 파울 4개가 나왔다. 앞서 U 파울 하나를 받았던 박인웅은 퇴장당했다. 이날 경기에선 U 파울 5개, T 파울 4개가 쏟아졌다. KBL 재정위에 회부된 선수는 이관희, 박인웅, 삼성 저스틴 구탕 등 3명이다.

삼성과 DB 선수들이 지난달 30일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맞대결 도중 거친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사진제공|KBL
이관희는 경기 후 공식 인터뷰에서 KBL 판정에 관한 발언을 했다. 그는 “심판설명회를 하거나 구단에서 비디오를 보내는 조치를 취했을 때 돌아오는 답이 항상 아쉽다고 생각한다”, “내가 먼저 맞았기 때문에 내게 주어진 U 파울이 이해되지 않는다” 등의 얘기를 했다. 이 부분이 KBL 비방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재정위에서 다루기로 했다.
이관희의 인터뷰와 관련 재정위 회부는 어느 정도 이해되는 측면이 있다. 그러나 난투극에 휘말렸던 선수들에 대한 추가 징계 논의에는 아쉬움도 따른다.
최근 미국프로농구(NBA)에서 유사 사례가 나왔다. 지난달 31일(한국시간) 디트로이트 피스톤스-미네소타 팀버울브스전에서 벤치클리어링이 발생했다. 상대를 주먹으로 가격하는 등 격한 폭력 행위가 없었다는 점은 삼성-DB전과 닮았다. 이 경기의 심판진은 선수, 코칭스태프 총 7명에게 퇴장을 명령했다. NBA 사무국은 2일 당시 경기 도중 퇴장당한 선수 5명에게 출전정지의 추가 징계를 내렸다.
삼성-DB전에서 퇴장당한 선수는 박인웅뿐이다. 다이렉트 퇴장은 아니고, U 파울 2개로 인한 퇴장이었다. 그 뒤 KBL이 추가 징계를 논의하겠다는 것이다. 이 부분이 NBA의 결정과는 다소 다른 대목이다. 추가 징계가 필요할 정도의 상황이었다면, 그에 앞서 난투극 직후 퇴장을 명령하는 편이 좀 더 합리적이었다.

정관장 변준형(오른쪽 3번째)이 3월 17일 대구체육관에서 벌어진 가스공사와 원정경기 도중 정성우에게 가슴을 맞고 쓰러졌다가 일어난 뒤 동료들의 도움을 받아 벤치로 돌아가고 있다. 가스공사 정성우는 U 파울만 받았다. 사진제공|KBL
KBL 심판진이 다소 관대한 판정을 내리는 것은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달 17일 대구 한국가스공사 정성우가 경기 도중 안양 정관장 변준형을 고의로 가격했던 것을 비롯해 다이렉트 퇴장을 줘도 부족함이 없을 만한 장면에서 U 파울만 부과하고 끝낸 사례가 종종 있었다. 추가 징계 논의는 당연히 이뤄지지 않았다. KBL 심판진이 한 번쯤 돌아봐야 할 장면들이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