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즌 초반부터 부상 악령이 드리운 KIA의 공격력 반등을 위해선 2번타자로 전진 배치된 이우성(왼쪽)과 중심타자인 패트릭 위즈덤의 활약이 중요하다. 6일 잠실 LG전에 출전한 이우성-위즈덤. 잠실|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어떻게든 한 점이라도 더 내야죠.”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은 6일 잠실 LG 트윈스전을 앞두고 타순을 일부 바꿨다. 그동안 5~7번에서 중심타자들을 지원하던 이우성(31)이 2번으로 당겨졌다. 이날 경기 전까지 11경기 중 6경기에서 2번타자로 선발출전한 패트릭 위즈덤(34)은 5번으로 이동했다.
이 감독은 공격력 약화를 막으려고 했다. KIA는 올 시즌 초반부터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주축인 김도영(햄스트링), 박찬호(무릎), 김선빈(종아리) 3명이 차례로 전열을 이탈했다. 6일 경기에는 박찬호가 복귀했지만, 타선 전체의 공백은 여전히 크다.
실험 첫날의 결과는 아쉬웠다. 둘 다 각기 4타수 무안타로 침묵하며 물음표를 남긴 게 사실이다. 3일 광주 삼성 라이온즈전부터 2연속경기 멀티히트로 타격감을 올리고 있던 이우성도 고개를 숙였다. 홈런 1위(5개)의 위즈덤도 당장은 파괴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첫술에 배부를 순 없다. 이 감독도 임시방편으로 타순을 바꾼 게 아니다. 그는 “위즈덤은 원래 중심타순에 둬야 했던 선수”라며 “팀의 득점력을 높이기 위해선 위즈덤이 (5번타순에서) 장타력을 발휘해주는 게 좋다고 봤다. 앞서 2번으로 자주 기용한 것은, 한 타석이라도 더 들어서게 해 한국야구에 잘 적응하도록 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우성의 전진 배치에도 분명한 이유가 있다. 이 감독은 “최근 들어 (이)우성이는 자신이 설정한 스트라이크존 안에 오는 공에는 좋은 타구를 만들어내고 있다. 스윙의 변화도 긍정적이어서 빗맞더라도 안타가 나올 확률이 있다. 전반적으로 컨디션이 나빠 보이지 않아 좀 더 많은 타석 기회를 주려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자동투구판정 시스템(ABS) 데이터도 살폈다. 그 중에는 내가 봐도 공략이 어려운 코스의 공에 대처하지 못한 게 있었다. 이것만으로 선수의 컨디션이 나쁘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KIA는 현재 팀 타율 0.249(6위), OPS(출루율+장타율) 0.754(5위)로 예년의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 여파로 4, 6일 잠실 LG전을 잇달아 내주며 9위(4승8패)로 내려앉았다. 공격력 반등이 절실하다. 김도영, 김선빈이 돌아올 때까지는 이 감독의 구상대로 이우성, 위즈덤이 제 몫을 해줘야 한다.
잠실|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