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염경엽 감독은 시즌 초 엄청난 상승세를 “보너스”로 표현하며 “향후 목표 수정 없이 계획대로 가겠다”는 뜻을 전했다. 뉴시스
LG 트윈스는 2025시즌 초반 가장 뜨거운 팀이다. 첫 13경기에서 무려 11승(2패)을 거뒀다. 염경엽 LG 감독조차 예상하지 못한 상승세다. 개막 7연승을 마감한 뒤 곧바로 4연승을 질주한 저력은 결코 우연으로 치부하기 어렵다. 염 감독도 10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 앞서 “예상했던 것보다 초반 성적이 좋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염 감독을 비롯한 선수단은 조금도 들뜨지 않는다. 당장 향후 계획을 수정할 생각도 없다. 염 감독은 매 시즌 개막을 앞두고 구체적인 월간 목표를 설정한다. 일반적으로 시즌 초 계획보다 좋은 성적이 나오면 이후 목표를 상향 조정할 법도 하다. 그러나 염 감독은 “애초 세워놓은 계획에는 변동이 없다. 그대로 똑같이 간다”고 선을 그었다.
염 감독은 “계획했던 승패 마진을 초과 달성한 건 보너스일 뿐”이라며 “이후 계획이 바뀌진 않는다. 내 야구, 우리 팀의 야구를 꾸준히 계획대로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운 좋게 보너스가 찾아온 것뿐”이라고 강조했다.
염 감독은 “걱정거리가 나타나고 있지 않냐”고 말했다. 이날 LG는 홍창기와 오지환이 부상으로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다. 홍창기는 전날(9일) 펜스플레이 과정에서 충격을 받았는데, 목에 담 증상이 발생했다. 이날 경기 출전은 어렵다. 오지환도 허리가 좋지 않다.
외국인투수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가 등판한 경기에서 2패를 당한 것도 걱정거리다. 이 기간 에르난데스는 올해 첫 등판이었던 3월 25일 잠실 한화 이글스전에서 7이닝 1안타 1볼넷 8탈삼진 무실점의 호투를 펼쳤지만, 2일 수원 KT전(0.2이닝 8실점)과 9일 고척 키움전(5.1이닝 4실점)에서 모두 아쉬움을 남겼다.
염 감독은 “에르난데스는 1선발로 고민했던 선수인데, 어려움을 겪는다. 그게 야구”라며 “에르난데스를 얼마나 빨리 우리가 생각하는 궤도 안에 집어넣느냐가 중요하다. 그래야 우리 팀의 승패 마진도 플러스(+) 10, 12, 15까지 올릴 수 있지 않겠나. 다른 선발투수들이 어려움을 겪을 때 에르난데스가 기대했던 대로 잘해줘야 우리가 원하는 승수를 쌓을 수 있다”고 밝혔다.
고척|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