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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 64개국은 좀 너무하지 않소?” 국제 축구계, 2030년 WC 출전국 확대 놓고 분열 조짐

입력 2025-04-14 09: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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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루과이 등 남미를 중심으로 2030년 월드컵 출전국을 48개국에서 64개국으로 확대하자는 주장에 대해 UEFA에 이어 AFC도 분명한 반대의 입장이다. 사진출처|아시아축구연맹 SNS

우루과이 등 남미를 중심으로 2030년 월드컵 출전국을 48개국에서 64개국으로 확대하자는 주장에 대해 UEFA에 이어 AFC도 분명한 반대의 입장이다. 사진출처|아시아축구연맹 SNS


100주년을 기념하는 2030년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출전국을 64개국으로 확대하는 안을 놓고 국제축구계가 분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남미 등이 확대 방침을 주장한 가운데 유럽과 아시아는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로이터와 AP 등 주요 외신들은 최근 알레한드로 도밍게스 남미축구연맹(CONMEBOL) 회장이 CONMEBOL 회의를 통해 2030년 월드컵 출전국을 현행 48개국에서 다시 64개국까지 늘리는 것을 제안했다고 전했다.

이 회의에서 도밍게스 회장은 “100주년 월드컵은 특별하게 진행돼야 한다. 3개 대륙에 64개국이 이를 자축하고 기념해야 한다. 최대한 많은 나라들이 참여하는 것은 나쁘지 않다”는 입장을 전했다. 앞서 이그나시오 알론소 우루과이축구협회장은 3월 FIFA 평의회 화상 회의에서 100주년 월드컵 64개 출전국을 제안한 바 있다.

2030년 월드컵은 스페인과 포르투갈, 모로코가 공동 개최하지만 대회 개막전을 포함한 1차전 3경기는 우루과이와 아르헨티나, 파라과이에서 치러진다. 무려 3개 대륙에 걸쳐 동시에 대회가 열리는 셈이다.

그러나 엄청난 혼란이 불가피하다. 심지어 48개국 체제 대회조차 진행되지 않았다. 2022년 카타르 대회까진 32개국이 출전했으나 미국·멕시코·캐나다가 공동 개최하는 2026년 월드컵부터 48개국으로 확대된다. 축구 약소국들이 출전하게 돼 대회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는 차치해도 여러 대륙을 오가며 빡빡한 스케줄을 소화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다. 제각각 시차와 이동시간 등 고려할 요소가 차고 넘친다.

당연히 반대하는 견해도 적지 않다. 알렉센데르 체페린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은 최근 세르비아에서 열린 UEFA 미팅에서 “월드컵 출전국 확대는 아주 좋지 않은 발상”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개인적 입장이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무리한 대회 확대는 오히려 월드컵 마케팅에 도움이 되지 않고 각 대륙에서 펼쳐지는 예선의 의미도 훼손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시아도 가세했다. 셰이크 살만 빈 이브라힘 알칼리파 아시아축구연맹(AFC) 회장은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에서 열린 AFC 총회에서 “출전국 확대안에 동의하기 어렵다. 48개국 체제가 확정됐다. 이런 식으로 바뀌면 누군가는 132개국을 요구할 수도 있다. 혼란을 야기할 이유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일단 FIFA는 공식 입장이 없으나 ‘찬성’에 가깝다. 수익 증대와 글로벌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하는 데 열을 올린 그들이다. 지아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출전국의 일시적 확대에 대해 검토할 필요는 있다”고 했다. 5월 FIFA 총회에서 공식 논의가 시작될 가능성이 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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