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O리그 통산 170승 올린 SSG 김광현은 올 시즌 7경기에서 1승(4패)을 거두는 데 그쳤다. 부진이 길어지는 데 따른 우려가 크지만, 그가 살아나야 팀도 탄력을 받을 수 있기에 기대를 놓을 수 없다. 스포츠동아 DB
35살 동갑내기 김광현(SSG 랜더스)과 양현종(KIA 타이거즈)은 2010년 이후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에이스 역할을 해냈다. KBO리그는 물론 각종 국제대회에서 꾸준히 활약했고, 메이저리그(MLB) 무대를 밟았다는 공통점도 지녔다. ‘광현종’이라는 애칭 자체가 이들을 향한 최고의 찬사다.
김광현은 지난해까지 KBO리그 통산 170승을 거뒀다. 총 11시즌 두 자릿수 승수를 따냈고, 이 중 3차례는 15승 이상을 거뒀다. 2020년부터 2021년까진 MLB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뛰며 35경기(28선발) 10승7패, 평균자책점(ERA) 2.97로 활약하기도 했다. 양현종은 현역 최다 179승을 거둔 투수다. 2009년과 2017년, 2024년 팀의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우승에도 큰 힘을 보탰다. 10승 이상을 11차례 기록했다. 15승 이상을 챙긴 시즌은 5번이었다. 2017년에는 20승(6패)을 거둬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러나 올 시즌 초반엔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김광현은 7경기에 선발등판했지만, 1승4패, ERA 5.30(35.2이닝 21자책점)의 성적을 거뒀다. 삼진(34개)/볼넷(14개) 비율은 준수하지만, 홈런 4개를 허용한 데다 피안타율(0.310)과 WHIP(이닝당 출루허용・1.60) 등 세부 기록은 리그 대표 에이스와 거리가 있다.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도 한 번뿐이다. 그가 등판한 경기에서 팀이 2승(5패)에 그쳤다.
양현종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6경기에 선발등판해 QS 1회 포함 승리 없이 3패, ERA 6.75(30.2이닝 23자책점)에 그쳤다. 삼진(21개)/볼넷(15개) 비율과 피안타율(0.336), WHIP(1.83) 등 세부 지표도 좋지 않다. 올 시즌 직구 평균구속은 140.8㎞로 29경기에서 3완투 포함 11승5패, ERA 4.10을 기록했던 지난 시즌(140.2)과 차이가 크지 않지만 전체적인 내용이 좋지 않다. 그가 등판한 경기에서 KIA는 1승(5패)에 그쳤다. 특히 4월 들어선 6이닝을 채운 경기가 없다.
지금의 성적이 이들에게 기대한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특히 양현종의 ERA는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30명 중 가장 좋지 않다. 김광현 역시 27위(5.30)로 내려앉았다. 대부분의 투수 지표에서 최상위권에 올랐던 이들로선 지금의 상황이 답답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SSG와 KIA에겐 여전히 김광현과 양현종이 필요하다. 좋지 않은 초반 성적에도 둘이 선발등판하는 경기를 바라보는 기대감은 상당하다.
김광현은 SSG의 주장이다. 포지션과 관계없이 선수들을 하나로 뭉치게 하는 힘을 지녔다. 그의 동료 한유섬은 “(김)광현 선배가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많이 노력한다”고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양현종은 KIA 투수조의 최고참이자 정신적 지주다. 경기 전후의 루틴도 확실해 그를 보고 배우는 후배들이 적지 않다. 좋은 리더십을 발휘하는 이들이 팀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 김광현과 양현종은 초반 부진을 딛고 본래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까.

현역 최다승(179승) 투수인 KIA 양현종은 올 시즌 5차례 선발등판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ERA는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30명 중 가장 좋지 않다. KIA가 ‘디펜딩 챔피언’의 자존심을 세우려면 그가 다시 일어서야만 한다. 스포츠동아 DB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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