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 공격수 박상혁(왼쪽)이 11일 춘천송암스포츠타운에서 열린 강원과 원정경기에서 세 번째 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김천 공격수 박상혁(왼쪽)이 11일 춘천송암스포츠타운에서 열린 강원과 원정경기에서 세 번째 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이)동경이 말고도 좋은 선수들 많죠.”

정정용 김천 상무 감독의 말은 허언이 아니었다. 김천이 다양한 선수들의 고른 활약으로 적지에서 승점 3을 챙겼다.

김천은 11일 춘천송암스포츠타운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13라운드 원정경기에서 강원FC에 4-0 완승을 거뒀다. 조현택, 모재현, 박상혁, 이동준이 골맛을 본 김천은 7승2무4패, 승점 23을 쌓아 4위를 지킨 반면 강원은 5승2무6패, 승점 17의 8위에 머물렀다.

지난해 군팀 사상 최고 성적인 K리그1 3위에 오른 김천은 올해도 초반부터 상위권을 유지했다. 김천의 고공행진에는 ‘국가대표 미드필더’ 이동경의 몫이 크다. 12라운드까지 전 경기에 출전해 4골·3도움으로 김천 공격의 핵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 4월 원소속팀 울산 HD를 떠나 상무에 입대한 그는 첫 시즌 18경기 5골·1도움의 기록을 두 번째 시즌에 가뿐히 넘어섰다. 이날 상대인 정경호 강원 감독도 “올 시즌 이동경의 움직임은 마치 춤을 추는 것 같이 가볍다”고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그러나 정작 정정용 감독은 ‘이동경 의존’을 경계했다. 경기 전 이동경을 향한 기대감에 대해 너털웃음을 지으며 “동경이의 존재가 크지만 우리는 특정 선수에 의존하지 않는다. 득점할 수 있는 선수가 다양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실제로 김천은 다양한 득점원이 골고루 득점포를 가동했다. 전반 5분 모재현의 크로스를 강원 이광연 골키퍼가 제대로 쳐내지 못해 흐른 공을 조현택이 헤더 선제골로 연결했다. 이어 전반 36분 역습 상황에서 김천은 이승원의 패스를 받은 모재현의 추가골로 격차를 벌렸다.

이후에도 김천은 홈팀을 압도했다. 후반 10분 박상혁이 이승원의 낮은 크로스를 골로 연결해 강원의 추격의지를 완전히 꺾었고, 후반 41분 이동준이 왼발 감아차기로 골망을 흔들며 승리를 자축했다. 이동경은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했으나, 김천엔 좋은 자원들이 차고 넘쳤다. 4골 모두 개인에 의존한 ‘각개전투’가 아닌 팀 플레이로부터 나온 득점이었다.


춘천|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