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허일영이 17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SK와 챔피언 결정전 7차전에서 승리해 팀을 정상에 올려 놓은 뒤 PO MVP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제공|KBL

LG 허일영이 17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SK와 챔피언 결정전 7차전에서 승리해 팀을 정상에 올려 놓은 뒤 PO MVP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제공|KBL


베테랑 슈터 허일영(40·196㎝)이 창원 LG의 창단 첫 우승에 방점을 찍었다.

허일영은 17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SK와 ‘2024~2025 KCC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7전4선승제) 7차전에서 25분32초간 뛰며 3점슛 4개 포함 14점(5리바운드)을 기록해 LG의 62-58 승리를 이끌었다. 3연승 이후 3연패로 위기에 몰렸던 LG는 끝장 승부에서 승리하며 챔피언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허일영은 생애 처음으로 플레이오프(PO) 최우수선수(MVP)에도 선정돼 기쁨이 배가 됐다.

LG는 챔피언 결정전뿐 아니라 4강 플레이오프(PO·7전4선승제)부터 이른바 ‘주전 몰빵’ 농구를 펼쳤다. 베스트5의 강력한 힘을 내세워 우승에 도전했다. 4강 PO를 3연승으로 돌파해 챔피언 결정전에 올랐지만 파이널 무대에선 한계를 드러냈다. 챔피언 결정전 4차전부터 주전들의 체력이 급격히 떨어졌다. 그로 인해 내리 3경기를 패했다. 조상현 LG 감독은 젊은 주전급 선수들이 버텨주길 기대했지만 쉽지 않았다.

LG 허일영이 17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SK와 챔피언 결정전 7차전 도중 3점슛을 터트린 뒤 포효하고 있다. 사진제공|KBL

LG 허일영이 17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SK와 챔피언 결정전 7차전 도중 3점슛을 터트린 뒤 포효하고 있다. 사진제공|KBL

조 감독의 고민을 덜어준 이는 주장 허일영이었다. 슈팅과 리바운드에 강점을 가진 그는 7차전에서 날아올랐다. 필요할 때마다 ‘한 방’씩 책임졌다. 1쿼터 종료 직전 공격 리바운드에 이은 골밑 슛으로 이날 첫 득점을 올려 LG에게 10-8 리드를 안겼다. 2쿼터 13-13 동점에선 첫 3점포를 가동했다. 이를 발판삼은 LG는 이후 3점슛 3개를 더 넣으며 27-23으로 하프타임을 맞았다. 3쿼터에도 3점슛 1개로 LG가 41-38, 3점차로 앞설 수 있도록 힘을 보탠 그는 4쿼터 2개의 3점슛을 터트려 SK의 맹추격을 뿌리쳤다.

2023~2024시즌 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그는 샐러리캡 압박이 심해진 SK를 떠나 LG로 이적했다. 공교롭게도 이전 소속팀을 챔피언 결정전에서 다시 만난 그는 LG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입증했다. 수비를 중요시하는 조 감독의 성향상 정규리그에선 코트보다 벤치에 머문 시간이 길었지만 주장답게 팀 분위기를 다잡는 역할에 집중하면서도 묵묵히 기회를 기다렸다. 경험이 많은 허일영은 시즌 최종전이된 챔피언 결정전 7차전에서 베테랑의 존재 이유를 입증하며 생애 첫 MVP 트로피에 입맞춤했다.

LG 허일영이 17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SK와 챔피언 결정전 7차전에서 승리해 챔피언 등극한 뒤 그물망 커팅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KBL

LG 허일영이 17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SK와 챔피언 결정전 7차전에서 승리해 챔피언 등극한 뒤 그물망 커팅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KBL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