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외국인투수 코디 폰세가 12일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 올스타전’에서 나눔 올스타 선발투수로 등판해 류현진의 토론토 시절 유니폼을 입고 투구하고 있다.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한화 외국인투수 코디 폰세가 12일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 올스타전’에서 나눔 올스타 선발투수로 등판해 류현진의 토론토 시절 유니폼을 입고 투구하고 있다.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한화 이글스 외국인투수 코디 폰세(31)는 KBO리그에 몸담기 전부터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8)의 존재를 잘 알고 있었다.

폰세가 미국 마이너리그 트리플A와 더블A를 오가던 2019년 내셔널리그(NL) 올스타 선발투수로 뛴 류현진은 그해 메이저리그(MLB) 전체 평균자책점(ERA) 1위(2.32)에도 오른 스타였다.

폰세는 자신이 빅리그에 데뷔한 2020년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맺고 활약을 이어가던 류현진의 모습도 생생히 기억한다.

MLB 통산 20경기에 등판한 자신보다 훨씬 높은 수준에 있던 류현진은 말 그대로 선망의 대상이었다.

세월이 흘러 류현진과 동료로 뛰게 된 폰세는 그의 발자취를 하나둘씩 따라가기 시작했다.

5월 17일 대전 SSG 랜더스전에선 8이닝 18탈삼진 무실점 역투로 2010년 5월 11일 청주 LG 트윈스전에서 류현진이 세운 역대 정규이닝 최다 17탈삼진 기록을 넘어섰다.

폰세는 여세를 몰아 올 시즌 ERA(1.85), 승리(12), 탈삼진(169) 부문 1위를 달리며 2006년 류현진 이후 없던 한화 선수의 트리플 크라운 달성에도 도전하고 있다.

연일 난공불락의 투구를 펼친 그는 마이너리그 시절 본 류현진처럼 12일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KBO 올스타전에서 나눔 올스타의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섰다.

마운드에 오른 폰세는 “올스타에 선정된다면 류현진처럼 왼손으로 던지겠다”는 공약을 지켰다.

류현진 특유의 몸을 웅크렸다 디딤발을 뻗는 투구 동작도 비슷하게 따라했다.

한화 외국인투수 코디 폰세(오른쪽)가 12일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 올스타전’에서 나눔 올스타 선발투수로 등판해 류현진의 투구폼을 따라하고 있다.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한화 외국인투수 코디 폰세(오른쪽)가 12일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 올스타전’에서 나눔 올스타 선발투수로 등판해 류현진의 투구폼을 따라하고 있다.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한 가지 놀라운 점은 폰세가 류현진의 토론토 시절 유니폼을 입고 던졌다는 대목이다.

그는 류현진에게는 토론토 유니폼에 대해선 일절 말하지 않은 채 해외 직구로 직접 옷을 구해 입었다.

폰세는 “류현진은 (MLB와 KBO리그에서) 오랜 시간 활약한 선수이지 않은가. 난 류현진을 정말 존경한다. 존경심을 담아 류현진을 흉내 내는 퍼포먼스를 준비한 것”이라고 말했다.

류현진도 폰세의 정성과 존경심이 담긴 퍼포먼스를 본 뒤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20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만난 류현진은 “폰세가 ‘왼손으로 한 번 던진다’고만 얘기했다”며 “유니폼까지 입고 던질 줄은 몰랐다. 그런데 폼도 비슷하게 흉내 내 잘 던진 것 같다. 너무 감사하다”며 웃었다.

그는 또 “동료로서 정말 고마운 마음”이라고 전했다.

이들 2명의 이야기처럼, 한화는 올 시즌 국내·외 선수를 가리지 않는 팀워크와 케미스트리를 앞세워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폰세는 “우리 동료들이 실책을 하든, 점수를 많이 못 내든 상관없다. 내겐 모두 똑같은 형제들”이라고 말했다.

한화는 이들 2명의 활약을 앞세워 4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부터 다시 9연승을 달렸다.

폰세가 연승의 시작을 끊고, 류현진이 연승을 이었다.

9연승을 확정한 20일 경기에서 5이닝 무실점 역투로 승리투수가 된 류현진은 “내가 연승을 끊지 않아 다행”이라며 웃은 뒤 “지금 우리 선발투수들뿐만 아니라 모든 동료들이 다 자기 자리에서 너무도 잘해주고 있다. 끝까지 좋은 페이스를 유지하면 좋겠다”고 바랐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