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선수가 월드컵에 빠진다는 게 말이 돼?”…FIFA의 ‘감형 결정’에 대해 슈퍼스타 ‘특혜설’ 불거져

FIFA는 26일(한국시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에 대한 징계위원회 결과를 발표했다. A매치 3경기 출전정지 징계다. 하지만 이 중 2경기를 향후 1년간의 ‘유예’로 처리했다. 리스본(포르투갈)｜신화뉴시스

국제축구연맹(FIFA)이 세계적인 축구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40·포르투갈)의 출전정지 징계를 유예하면서 ‘봐주기’ 논란이 일고 있다.

FIFA는 26일(한국시간) “호날두가 14일 아일랜드전서 레드카드를 받았지만, 해당 반칙은 중대한 폭력으로 보기 어렵다”며 “앞으로 1년 동안 유사한 행위를 저지를 경우 남은 징계를 즉시 집행한다”고 발표했다.

호날두는 14일 아일랜드와 북중미월드컵 유럽예선 조별리그 F조 9차전 원정경기(0-2 패) 후반 14분 팔꿈치로 상대 수비수 다라 오셰이의 옆구리를 가격해 퇴장 당했다. FIFA 규정상 팔꿈치 가격은 ‘폭력행위’에 해당하며, 일반적으로 3경기 출전정지가 내려진다.

FIFA는 그에게 북중미월드컵 유럽예선 한 경기와 내년 6월 치러질 본선 조별리그 두 경기까지 총 세 경기 출전정지 징계를 내렸지만, 본선 두 경기 출전정지는 유예했다. FIFA는 “호날두의 A매치 첫 레드카드”라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이로써 호날두는 북중미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과 2차전에 나설 수 있게 됐다. 호날두는 유럽예선 마지막 경기였던 16일 아르메니아전(9-1 승) 결장으로 징계 1경기를 이미 소화했다.

이번 결정에는 포르투갈축구협회가 호날두의 징계 경감을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인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포르투갈 매체 ‘헤코르드’에 따르면, 포르투갈축구협회는 당시 경기장의 적대적 분위기와 유사 상황에서의 판정 일관성 문제, 호날두가 대표팀서 한 차례도 퇴장당한 적 없었다는 점 등을 정리해 FIFA 징계위원회에 제출했다.

하지만 이번 결정이 호날두를 위한 ‘특혜’가 아니냐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호날두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난 직후 감경이 이뤄졌다는 점 때문이다. 호날두는 19일 미국 워싱턴의 백악관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과 환담을 나눴다.

영국 매체 ‘데일리 메일’은 “호날두의 징계 감경은 그가 트럼프 대통령을 만난 지 불과 일주일 뒤에 나왔다”며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은 “세계 최고의 인기 선수가 월드컵에 빠진다는 건 FIFA로선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라며 거들었다. 슈퍼스타의 존재감이 흥행과 수익으로 이어지는 만큼, FIFA가 중징계를 고수하기 어려웠다는 해석이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