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전 울산 감독이 8월 울산 선수단과 상견례에서 정승현과 악수한 뒤 뺨을 치고 있는 장면. 이를 두고 축구계에서는 폭력과 친근함의 표시라는 입장이 갈리고 있다. 사진출처|영상 캡처

신태용 전 울산 감독이 8월 울산 선수단과 상견례에서 정승현과 악수한 뒤 뺨을 치고 있는 장면. 이를 두고 축구계에서는 폭력과 친근함의 표시라는 입장이 갈리고 있다. 사진출처|영상 캡처


신태용 전 울산 HD 감독(56)과 제자 정승현(31) 사이의 신체 접촉 장면이 담긴 영상이 공개되면서 축구계에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14일 공개된 이 영상은 신 전 감독이 8월 5일 울산 지휘봉을 잡은 날 선수단과 처음 대면하는 자리에서 촬영됐다. 구단 다큐멘터리 제작 과정에서 촬영된 영상에서 신 감독은 선수들과 차례로 악수를 나누며 인사를 건넸고, 정승현의 차례가 되자 그의 왼쪽 뺨을 손으로 쳤다. 이 과정에서 ‘찰싹’ 하는 소리가 영상에 그대로 담겼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명백한 폭행이라는 주장이 나왔고, 반대로 친근함을 표현한 제스처라는 반론도 나왔다.

신 감독의 폭행 논란은 지난달 30일 제주 SK와 ‘하나은행 K리그1 2025’ 최종전 이후 정승현이 신 감독으로부터 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하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정승현은 “요즘 시대와 맞지 않는 행동”이라며 “받는 사람 입장에서 폭행이라고 느끼면 폭행”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신 감독은 1일 K리그 연말 시상식에서 “정승현은 올림픽과 월드컵을 함께한 애제자”라며 “오랜만에 만나 반가운 마음에 표현한 것이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과했고 기분이 나빴다면 미안하게 생각한다”면서도 “폭행이나 폭언을 한 적은 없다”고 강조했다.

신 감독은 울산 감독 재임 기간 동안 고참 선수들과의 불화설, 원정 버스에 개인 골프백을 실었다는 의혹 등으로 여러 차례 구설에 올랐다. 10월 9일 경질 이후에는 자신이 사실상 ‘바지 감독’이었고 선수들이 지시를 따르지 않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가 사령탑서 물러나고 치러진 10월 18일 광주FC전에선 이청용이 신 감독을 겨냥한 ‘골프 세리머니’를 펼치며 여론은 다시 한번 요동쳤다.

이번 영상서 공개된 신 감독의 행동에 대해 명백한 폭행이라는 비판과, 친근함의 표현이라는 반론이 맞서며 논쟁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영상이 공개된 후 신 감독과 선수단, 그리고 울산 구단 측은 아직 입장 표명은 없는 상황이다. 시즌은 막을 내렸지만, 신 감독과 울산 선수단을 둘러싼 갈등과 진실 공방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