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캐릭 임시 감독이 너무 잘해서 맨유 수뇌부의 계획에 차질을 빚고 있다. 사진출처|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페이스북

마이클 캐릭 임시 감독이 너무 잘해서 맨유 수뇌부의 계획에 차질을 빚고 있다. 사진출처|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페이스북


[스포츠동아 남장현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잉글랜드) 수뇌부가 머리를 감싸쥐고 있다. 예기치 못한 인물이 위기의 팀을 빠르게 수습하며 너무 잘 이끌고 있어서다.

그야말로 요즘 맨유는 미쳐 날뛰고 있다. 맨유가 후벵 아모림 감독을 경질하고 데려온 마이클 캐릭 감독 체제에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연승이다.

지난달 17일(한국시간) 맨체스터 시티와 EPL 22라운드 홈경기서 2-0 승리한 뒤 26일 아스널과 23라운드 원정경기서 3-2로 이겼다. 1일 풀럼과 24라운드 홈경기도 3-2 승리로 장식했다. 그 결과 중하위권을 멤돌던 순위가 어느새 4위권으로 치솟았다.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바라볼 수 있는 위치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했다. 캐릭 감독은 어디까지나 정식 지휘관이 아닌 임시 지휘자다. 이번 시즌 후반기만 책임지면 되는 인물이었다.

글로벌 스포츠채널 ESPN은 “캐릭을 시즌이 끝날 때까지 감독으로 임명하여 시간을 벌었던 맨유가 3연승으로 올드 트래포드 분위기가 바뀌면서 깊은 고민에 빠졌다”고 전했다.

현재 맨유는 1순위 후보를 선정하기 위한 작업을 열심히 진행해왔다. 여러 후보들을 신중하게 검토해 최적의 지도자를 선임하려 했다.

그런데 부임 후 전승을 거둔 캐릭 감독이 모든 절차들을 소용없게 하고 있다. 당초 맨유의 이상적인 시나리오는 시즌이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상위 4위 안에 들지, 상위 6위 안에 들지 못할지 여부에 따라 냉정히 평가하는 것이었으나 그럴 여유조차 사라지고 말았다.

지금 분위기로는 ‘캐릭이 아니면 안 되는’ 상황이 됐다. 실제로 모든 면에서 그는 너무 잘하고 있다. 흔들리던 선수단에 안정감을 줬고 맨유를 유럽대항전으로 열심히 끌고 가고 있다. 게다가 캐릭은 과거 알렉스 퍼거슨 감독 시절 숱한 영광을 함께 한 인물이다. 그만큼 팬들의 지지가 크다.

이는 맨유 CEO 오마르 베라다와 제이슨 윌콕스 단장이 정확히 원하던 바다. 앞으로 캐릭이 초과 성과를 내고 맨유가 계속 승리한다면 진짜 사령탑이 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이제 맨유 수뇌부는 가능한 빨리 아주 중대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 캐릭을 믿고 갈 것인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고 레벨의 경험 많은 감독을 찾을 것인지 방향을 정해야 한다.

본래 맨유 수뇌부는 ‘이름값’을 중시하긴 했다. 잉글랜드대표팀을 이끄는 토마스 투헬이나 브라질 대표팀과 함께 하는 카를로 안첼로티 같은 엘리트 감독 등을 선호한다.

둘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해도 좋은 매물이 이미 많이 시장에 나왔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미국대표팀 감독은 항상 EPL 복귀를 원하고 있고 크리스탈 팰리스의 올리버 글래스너도 지난달 셀허스트 파크에서 새로운 계약을 체결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맨유는 여름까지 기다릴 형편이 아니다. 후보군이 전부 다른 옵션을 가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맨유가 주저하고 시간을 끌수록 오히려 불리한 구조다.

선수단에게도 굉장히 중요한 문제다. 해리 매과이어 등 재계약 이슈가 있는 베테랑이나 1월 이적시장에서 팀을 떠나려다 캐릭의 부임과 함께 중요한 선수로 떠오른 코비 마이누는 각자의 거취를 결정하기 전에 캐릭의 정식 선임 여부를 알고 싶어할 가능성이 크다.

ESPN에 따르면 맨유는 미드필드 재건을 위해 엘리엇 앤더슨(노팅엄 포레스트)의 카를로스 베일바(브라이턴), 아담 와튼(크리스탈 팰리스)의 영입을 바라나 정식 감독의 전술 철학에 대한 명확한 이해 없이는 데녀오는 건 쉽지 않다. 다만 캐릭 감독이 중원 플레이를 강조하고 직선적이면서 단순명료한 축구를 구사한다는 부분은 향후 영입전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